0.1밀리미터의 혁신 - 5년 안에 50배 성장한 발뮤다 디자인의 비밀
모리야마 히사코.닛케이디자인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4.0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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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감성을 담은 제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발뮤다'. 발뮤다의 창업자' 테라오 겐'은  음악으로 대성할 수 없음을 깨닫고 세계 일주를 한 후 돌아와 기술과 디자인을 무기 삼아 '발뮤다 디자인'이라는 회사를 창업합니다.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그린팬'시리즈 전에 발뮤다는 애플의 컴퓨터 주변 기기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작은 제조회사였는데요. 2009년 금융위기가 찾아오며 도산 위기에 처했던 발뮤다가 갑자기 선풍기를 팔게 되었을까요? 너무나 연결고리기 없는 '테라오 겐'의 이력으로 궁금증을 유발한 발뮤다 이야기가 더 듣고 싶어졌습니다.

 

'테라오 겐'은 어차피 망할 거 좋은 제품 한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좋아하고 삶에 이로운 제품이 무엇일까 시대의 흐름을 분석하던 중 하나의 공통점을 찾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와 풍력, 태양광발전 같은 재생 에너지 개발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요. 그 후 '냉난방 분야에 혁명을 일으키면 커다란 수요가 발생할 것'이란 결론을 내립니다.  

 

이후 '그린팬 시리즈'는 발뮤다가 제안한 냉난방 분야 혁명의 신호탄으로 냉난방의 기초라고 볼 수 있는 '송풍'에 초점을 두고 개발한 제품입니다.  14장의 이중 날개, 약 3W에 불과한 초절전, 13db의 저소음, 자연에 가까운 송풍 바람이 그린팬의 스펙입니다.


 

단순히 춥고 더움을 해결하는 기기로서의 목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제품을 만들게 되죠. 0.1밀리미터의 차이도 그냥 넘기지 않는 그의 집념과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디자인이 만나 시너지를 낸 사례입니다.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사용자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고 디자인까지 갖춘 도구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발뮤다정신' 입니다.

 

파티션 없이 자유로운 작업 공간을 제공하는 회사의 디자인은 언제든지 격 없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발뮤다의 사훈이기도 한데요. 꼼꼼하고 세심하기로 유명한 일본인들의 성향처럼 아이디어 제작부터 시제품 제작, 최종 디자인 점검까지 대표가 모두 참여해 활발한 경영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경영자는 직원들의 머리 위에 앉아 서류에 사인만 하는 방관 경영이 아닌, 직접 참여하고 어려움을 풀어나가는 참여 경영이 계속해서 발뮤다 제품을 기대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그린팬 시리즈는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사용자 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지만. 무엇보다 초절전형 선풍기였기 때문에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정전사태를 우려한 소비자의 관심을 받아 급성장합니다. 시중의 같은 제품 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발뮤다를 선호하는 프리미엄 층이 있음을 간파한 대표는 더욱 섬세하게 디자인에 신경을 씁니다. 시장에는 가격과 상관없이 가치 있는 물건의 구매를 희망하는 '프리미엄 소비자'를 타깃을 정한 마켓이 경쟁력이 됨을 확인할 수 있죠.

 

발뮤다도 초기에는 개발자가 좋아하는 제품을 만들었다가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등 큰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요즘 일본에서 자주 보이고 있는 '갈라파고스 현상'​ 즉, 세계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립된 채 실패하는 경제현상을 목도하게 되는데요. 파나소닉, 샤프, 소니처럼 전 세계의 제품시장을 휩쓸던 그들은 혁신 없는 자국 내 성장이 성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 또한 사업 규제가 유독 많아 4차 산업혁명에 뒤늦게 뛰어는 분야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발뮤다의 기적을 사례로 삼아 우리 기업이 찾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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