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보이 STILL BOY》좌충우돌 아빠의 육아법, 양성평등 육아의 유쾌한 그림에세이

Still Boy - of the still boy, by the still boy, for the still boy
SE OK 지음 / MY(흐름출판) / 2017년 8월

정말 남일 같지 않은 격한 공감! 아이를 키워보지 않았지만 주변에 셋이나 되는 조카들 때문에 성별과 성격, 발육상태에 따른 육아 고민을 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요. 월화수목금금금. 끝나지 않는 하루와 무한 반복되는 평일 같은 일주일은 육아 경험자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고통입니다.

양성평등과 아빠 교육을 장려하며 독박 육아, 독박 가사를 없애고 함께 아이를 키우는 문화를 꿈꾸지만 현실은 아직도 멀기만 한데요. 일러스트레이터로 그림을 그리며 영원히 소년이고 싶은 한 남자의 육아 분투기를 담은 그림 에세이를 소개할까 합니다.

이미 NAVER 맘. 키즈 섹션에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는 콘텐츠를 단행본 《스틸 보이》로 엮었습니다. 육아에 지치고 깨지고,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도닥여 줄 단 한 권의 책. 실컷 웃고 공감하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다다릅니다. 아쉬움과 웃픔이 동시에 교차하는 기묘한 공감력이 높은 만화 에세이인데요. 해시태그로 이뤄진 빵 터지는 단어는 읽다 보면 현웃터지는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여초현상이 다분한 육아계에서 당당히 아빠 육아의 도전장을 내민 작가는 서툴지만 할 걸음 한걸음 내딛는 아이들처럼 아이를 키우는 방법도 시행착오를 겪어가는데요. 그때마다 터져 나오는 절규와 웃음, 슬픈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야말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다독이는 위로가 됨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육아 중인 모든 부모들을 위한 헌정 만화 에세이 같았습니다. 정말 안 해본 사람은 모를 육아! 휴일은 무기한 반납, 제때 끼니를 챙겨 먹는 것은 사치, 화장실 편히 갈 수 없는 고통 속의 나날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이 반복되는 무한 루트의 가사는 아이를 키우는 모든 사람들을 지치게 합니다.

잠깐만 한 눈 팔면 사고 치는 아이, 제대로 된 의식주는 이미 물 건너간 나날들, 허리가 아프고 어깨가 결리는 근육통을 달고 사는 육아 전쟁터에서 이 책은 선물이자 휴식이 될 것 같습니다.

감당 해낼 재간 없는 아이들의 에너자이저급 체력은 이미 바닥 날대로 바닥난 어른에게는 감당 못할 사정인데요. 우리의 아빠는 특유의 코믹과 긍정의 마인드로 모든 것을 이겨냅니다. 결국 짧다면 짧은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으로 돌아가는 아빠의 모습을 끝으로 아이들과 생활하며 한 뼘 더 자란 '스틸 보이'의 성장도 함께 합니다.

누구의 남편, 누구의 아빠로 불리는 그도 사실 마음속에 소년이 살고 있습니다. 한 컷 한 컷 심금을 울리는 공감 만화와 이어지는 재미있는 태그는 독자들의 웃음을 책임져 줄 작은 오아시스입니다. 이미 육아로 지쳐버린 생계형 부모가 된 당신, 꿈도 미래도 잠시 접어두고 있지는 않나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부리는 것도 사치가 돼버린 시간, 미용실 간지도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은 이미 충분한 히어로입니다. 당신의 마음속엔 아직 소년(소녀)가 기다리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