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탐구생활
김호 글.그림, 최훈진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어딜 가나 빠지지 않는 캐주얼한 술 맥주, 한국인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얼마 전 종영한 tvN '알쓸신잡' 강릉 편에서 수제 맥줏집이 나왔던 적이 있었는데요. 박사들이 에일이며, 라거며, 맥주 순수령이며 하는 이야기가 도통 뭔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 반가운 맥주에 관한 기본 소양을 쌓을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나 즐겁습니다.

 

일단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맥주'를 좋아하면 됩니다.  맥주에 대해 많이 아는 것보다 라벨, 디자인, 색, 맛, 향 등 다양한 경로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자 인포그래픽과 일러스트로 한눈에 알 수 있는 맥주의 스타일을 소개한 책입니다. 책은 식문화에 관심이 많은 일러스트레이터 '김호'가 직접 그리고 글을 적었고요. 크래프트 맥주 양조사 겸 비어소믈리에 '최훈진'의 감수까지 전해져 팩트체크까지! 두말할 것도 없겠네요.

 

무엇보다 맥주 맛을 잘 모르는 필자는 소개된 다양한 디자인의 맥주병에 유독 시선이 가는 건지, 아기돼지 삼 형제가 그려져 있는 바르셀로나 맥주. 언젠가 저도 도전해 볼 날이 오겠죠?

 

맥주의 주원료는 일단 맥주의 맛과 색, 향을 결정하는 주원료 '몰트(맥아)'와 씁쓸한 맛을 내는 향신료 '홉', 맥주의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 그리고 맥주순수령에 뒤늦게 포함된 알코올과 탄산을 만들어내는 핵심인 '효모'가 만들어 낸 기적입니다.

 

여기서 잠깐! '맥주 순수령(Reinheitsgebot)'이란? 오늘날 독일을 세계 최고의 맥주 국가로 만든 관련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1516년 독일 바이에른 지역에서 맥주의 재료를 보리, 물, 홉 3가지로 규정한다고 공표한 법령으로 당시에는 효모의 존재를 몰라 표기하지 않았다가 추후 1906년에 정식으로 효모가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맥주 순수령 이후 남부 독일의 맥주 품질은 비약적으로 올라갔지만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만들던 독일의 전통 맥주의 다양성이 떨어졌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은 법령이기도 하죠.

맥주의 구분은 대게 발효방법으로 나뉘는데요. 맥주를 발효할 때 효모가 맥주의 표면 위로 떠오르면 '상면발효 맥주'인 '에일(Ale)', 바닥으로 가라앉으면 '하면발효 맥주'인 '라거(Lager)' 그리고 자연환경에 노출시켜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효모와 만나 발효된 방식을 '자연발효 맥주'인 '람빅(Lambic)'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과거 (일러스트레이터답게) 맥주 라벨이나 에일과 라거라는 문구만 보고 맥주를 골라 낭패를 봤던 쓰라린 경험을 예로 듭니다. 굳이 맥주에 대해 알고 먹는다고 더 맛있지는 않지만,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맥주 가이드북. 가볍게 읽어보고 참고해보기 좋은 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지만 알찬 녀석! 맥주의 상식을 알아 놓기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유용한 책이란 사실은 분명합니다.

 

이 책을 본다고 해서 맥주의 전문가가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단지 이 책의 목적은 재미있는 그림으로 맥주의 다양성을 찾고 자신의 취향을 찾는다는 것! 앞에서 이야기한 다양한 취향으로 자신에게 맞는 인생 맥주를 찾는 일을 좀 더 쉽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밤, 차가운 맥주와 짭조름한 감자칩의 조합을 마다할 이유가 있나요?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청량함, 목욕 후 마시는 갈증 해소, 쓰라린 아픔을 흘려보내 줄 안정제. 어떤 이유라도 좋습니다. 연인, 친구, 가족, 때로는 혼자서 홀짝홀짝 마시는 맥주 맛의 즐거움! 모든 순간이 맥주가 필요한 순간으로 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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