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아들에게 - 소설가 엄마가 아들에게 보내는 마흔한 통의 따뜻한 편지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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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인물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석하는데 능한 '김별아' 작가. 금단의 열매를 따먹고 눈이 뜨인 이브처럼 파격적인 문체와 여성을 바라보는 센세이셔널한 시각으로 팬층이 두터운 작가기도 한데요. 김별아 에세이  《스무 살 아들에게》 도무지 김별아 작가가 썼다고는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의 말랑함이 따사롭기까지 했습니다.



책 소개 


군대라는 낯선 벌판에 홀로 선 아들에게 선사하는 소설가 김별아의 조언과 격려, 사랑과 응원 담고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에 입대한 스무 살 아들. 내 품에선 아이 같았던 아들이 벌써 어른이란 통과의례 '군대'를 갔습니다. 걱정되고 궁금했던 훈련소 수료식까지의 38일 동안 매일 써 내려간 서른여덟 편의 편지와 백일과 첫돌 때 쓴 편지를 떠해 마흔한 편 글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있습니다.

 


목차


프롤로그_ 21개월의 새로운 삶

숨 쉬는 순간마다 네가 그립다_ 입소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세상은 변함없이 굴러간다│동병상련의 위로│울보가 되어버린 엄마│고요한 집, 적막한 세상
걱정은 숙명_ 인터넷 카페 ‘충경 새내기 부대’│걱정은 훈련 일정을 따라│그러게 말입니다│까까머리 아들들│네가 있어 참 고맙다
너에게서 온 편지_ 눈물 상자 ‘장정 소포’│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붉은 여왕의 법칙│초보 엄마의 육아 일기│눈물범벅 화생방 훈련
그곳에서의 새로운 질서_ 팔천 겁의 인연│함께였던 그 모든 시간│부디 자중자애하기를│편지에 정성을 싣던 시절│훈련소에서의 독서
무조건적인 사랑의 이름_ 받은 만큼 줄 수 있는 사랑│다가올 미래를 기대하며│늙어간다는 것│엄마 손을 놓지 않던 어린아이│모든 것이 다 변한다 해도
네게 바라는 단 한 가지_ 네 스스로 사랑을 일구는 일│인생은 수정 계단이 아니지만│종합 각개 전투 훈련│다정이 지나치면 병이 되듯이│아름다운 남자, 진짜 남자로 살아가기를
더운 하늘 아래 마지막 행군_ 마지막 훈련까지 마치다│뒤늦게 도착한 성적표│어머니들에게 자식이란│“우리 모두는 배우, 우리가 선 곳은 무대, 인생은 연극”
수료식을 마치고_ 건강하지 않은 특식│1퍼센트의 아이들│35일 만에 다시 탄 무궁화호│259번 서혜준 훈련병의 엄마입니다


에필로그_ 1 백일을 맞는 아들에게 2 첫돌을 맞는 아들에게

 

 


 

"네가 스무 살이 된 지금, 엄마로서의 나도 스무 살인 게야

너를 통해 엄마는 새롭게 살고 있단다."

아들의 스무 살은 엄마의 스무 살이 되는 것. 배우 윤여정 씨가 '나도 이 나이가 처음이라 뭐라고 해줄 말이 없다'라고 말한 것처럼, 엄마로서 스무 해 살이는 처음일 테지요. 특히 아들은 둔 엄마들은 혹시나 군대 가서 우리 아이가 잘못될까 노심초사하는 불안한 마음이 전해지는 듯. 아들을 둔 (군대를 보낼 예정인) 모든 엄마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군대를 보내 본 엄마, 군대를 보낸 엄마, 딸만 있는 엄마, 아이가 없더라도 전 세대가 공감할 보편적인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연륜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지요. 어떨 때는 위로로 어떨 때는 호통으로 우리들의 마음속에 자리할 텐데요. 따끔한 충고와 부드러운 격려, 사회 비판적인 시각까지 더해져 모든 독자층을 아우르는 편지글이 매력적입니다.  이제는 잘 주고받지 않는 편지란 통신 수단이 군대에서는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는 한계 때문인지 절실함이 묻어나기도 하고요. 만약 핸드폰을 사용할 수 없다면 이란 가정하에 글을 읽어보면 편지한 수단이 부단히도 고마워집니다.

 

 

"세상에 의미 없는 일, 의미 없는 경험, 의미 없는 만남이란 없어.

이럴 때 의미는 '가치'라는 말과도 바꿔 쓸 수 있겠지.

아무리 의미가 없어 보여도, 의미를 잊고 매몰된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마저  삶의 가치는 훼손될 수 없으니까. "

 

 

 

작가를 부모로 둔다는 것은 자식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사생활(특히 기억조차 나지 않는 육아 일기)이 온 세상에 알려진다는 당혹감 보다 기억나지 않는  시절을 엄마로 인해 각인하는 따스함일까요? 누군가가 나를 기억해 준다는 것은 떨림과 고마움을 겸비한 경험이니까요.

 

몇 해전 공지영 작가가 딸에게 들려주는 삶의 지혜와 음식 레시피를 담은 에세이 《딸에게 주는 레시피》의 아들 버전이란 생각이 듭니다. 둘 다 여성 작가이자 한 아이의 어머니이고, 성별이 다른 자식에게 들려주는  조언이  비슷하게 맞물립니다. 스무 살이 된 아들은 군 입대로 어른이 되고, 혹여나 독립하게 될 딸을 위해 초간단 요리법과 인생 이야기를 두런두런 들려주는 작가들.

 

김별아 작가의 소설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독자라면 아들에게 보내는 따스한 마흔 통의 러브레터가 의아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녀 또한  소설 밖에서는 따뜻한  엄마였다는 사실. 입대를 앞둔 엄마의 심경, 보내고 난 후 아들에게 전하는 세상살이와 소식들. 작가 엄마는 어떤 이야기를 자식들에게 들려줄지 호기심도 생깁니다.


 

김별아 작가 또한 낯섬이 주는 신선함과 아들과 엄마 모두 '군대'를 통해 같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독자의 몫이 커집니다.  소설 속에서 빛나던 칼날 같던 필지가 무뎌지고 휘어지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에세이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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