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위대한 여정 - 빅뱅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단 하나의 이유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요? 오랜 인류의 궁금증이던 인류의 기원을 찾기 위해 영화 <에일리언: 커버넌트>에서는 우주로 탐사를 떠났습니다. 영화는 외계 존재가 만든  창조물인이지만 곧 명말 위기에 처한 현실을 다뤘지만요. 현재는 지구상에는 진화론과 창조론의 이분법적 태도가 지배적인 이론입니다.

인류는 어쩌면 영장류의 조상이거나 중간의 어떤 종(種)의 진화 과정을 통해 현재 '호모 사피엔스'가 되었습니다. 지구의 나이를 추론해 볼 때 신생아인 인간이 지구에서 어떻게 진화했을까요? 과연 빅뱅에서 호모 사피엔스까지, 우리가 지구상에서 살아남은 단 하나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인간의 위대한 여정》은 2015년 말부터 지금까지 월간중앙에 연재된 진화의 거대담론을 엮은 단행본입니다. 고전문헌학자인 '배철현' 교수가 '인간'을 주제로  진화생물학, 고고학, 인류학, 철학 등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정의를 담고 있는데요. 고대 셈족어와 인도ㅡ 이란어 고대문헌학을 전공한 교수답게 단어의 어원을 설명하는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현재 쓰이는 단어의 의미가 어떻게 생겨났고 파생되었는지 역사를 들여다보는 계기도 빠질 수 없는 재미죠. 특히  연대기 순의 이야기가 아닌 기획하는 인간, 불을 다스리는 인간, 달리는 인간, 요리하는 인간, 공감하는 인간, 영적인 인간, 교감하는 인간 등으로 나눈 구성은 다른 책과 구별 짓는 특별함입니다.

 

책 속에는 인간은 의미를 찾는 정신적이고 영적인 동물이며, 끊임 없이 나는 왜 사는가에 대한 성찰을 갈구하는 인간이라 정의합니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을 주장한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나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이론,  성경의 창조론도 아닌 '이타적 유전자'가 이끈 인류 문명의 센세이셔널한 주장. 과연 앞으로의 미래도 이타심에 의해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문명과 도시, 문자와 언어가 발전하기 전부터 인간은 타인과 공동체의 아픔과 슬픔, 기쁨을 함께 나눈 줄 아는 영적인 존재였습니다. 타인의 죽음을 슬퍼하며 장례를 치르고 무리 속에서도 규율을 만들며 공감하며 더불어 사는 존재기도 하고요.이는 종교의 기원 이전 묵상하는 인간임을 증명하기도 하죠.

 

 

'불'을 발견한 후 인간은 획기적인 변화를 시작합니다. 식물을 주로 섭취하며 가끔 하이에나나 독수리와 경쟁한 후 얻을 수 있었던 고기를 직접 사냥하고 구워 먹을 수 있게 되었죠. 고기를 익혀 먹으면서 인간의 뇌는 비약적으로 커지게 되었고 육식 동물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털이 줄어들었습니다. 털은 마라톤을 하듯 오래도록 걷거나 뛸 수 있음을 나타내는 진화인데요. 이후 가족과 무리를 지어 살면서 점차 정착할 수 있게 됩니다.


"요리는 식물이나 고기를 있는 그래도 먹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누가 먹을 것인지, 왜 그리고 언제 어디서 먹을 것인지, 그 음식을 어떻게 장만할 것인지를 종합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예술이다. 인류는 아마도 유리를 통해 처음으로 다양한 사고를 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즐기기 위해 저장 기술을 발전시켰을 것이다. "

P194

 

사냥을 한 날과 하지 못한 날로 근근이 살아가던 인간은 식량을 공동체와 함께 나눠 먹으면서 요리를 하는 행동, 문화와 예절을 만듭니다. 요리는 동물과 다른 특징 중 하나인데요. 요리를 통한 문화의 시작은 가족의 등장, 남녀 노동의 분화, 식사 공동체, 식탁을 중심으로 피어나는 대화로 이어지는 공동체의 등장을 의미합니다.

 

다윈은 뜻밖에도  비글호를 타고 세상을 관찰 시점보다 런던의 동물원에서 '제니(오랑우탄)'를 통해 인류 기원의 실마리를 찾습니다.  다윈은 제니의 감정과 행위를 유심히 지켜보며 분석하기도 하고 직접 간지럼을 태우는 등 흥미를 유발합니다.


다윈이 본 제니는 인간과 같은 감정 표현이 가능하고 인간의 말을 이해한다는 것. 이로써 오랑우탄과 인간의 공통 조상의 연결고리를 찾았다고 할 수 있겠죠. 즉, 인간은 몰입과 관찰을 통해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진화 생존하게 되었다는 것인데요.  '시각적 능력'과 '사회적 능력'으로 자신이 관찰하는 대상에 몰입해 그 대상과 일치하는 능력으로 예술가나 사상가, 과학자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내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태동으로 인간은 앞으로  AI를 통해 변주된  신이되고자  합니다. 책을 통해 독자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여러 담론 중 가까운 해답을 찾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이세돌과 커제를 가법게 꺾은 알파 고의 위협, 영화 속 이야기지만 앞으로 현실이 될지 모를 '에일리언'에 등장한 AI '데이비드'. 앞으로 수많은 사건사고 속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할까 궁금합니다.


배철현 교수는 결국  남을 배려하고 감정을 서로 나누는 공동체 생활과  더불어 사는 삶의 방식이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 이유가 아닐까란 견해를 내놓습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의 길을 걸었던 전쟁과 살육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미래는 멸망으로 치닫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도 듭니다.

4차산업혁명 , 인공지능의 명(明)과 암(暗)이란 이중성에서도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가 그랬듯 '불(책)'을 통해 우리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것 입니다.작은 불씨가 모여 온정이 되듯 프로메테우스의 따뜻한 불은 긍정의  미래를 위한 연료가 되어 인류와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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