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들의 수집가
루스 호건 지음, 김지원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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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의 그 아쉬움과 허탈함, 모두 한번 씩은 느껴봤을겁니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기억도 나지 않아 찾는 것도 포기했던 순간, 누군가가 물건을 찾아준다면 어떨까요?



대부분의 물건들은 별 가치가 없고 돌려받고 싶어 하는 사람도 없을 거라는 걸 알아. 하지만 자네가 단 한 사람이라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들이 잃어버린 걸 되찾아줘서 단 하나의 부서진 심장이라도 고쳐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을 거야.

P108


《잃어버린 것들의 수집가》의 저자는 사랑하는 약혼녀가 세상을 떠난 후 모든 것을 잃어버렸던 앤서니이 상실을 통해 가정부이자 비서인 로라의 삶을 시작합니다. 앤서니는 약혼자가 준 선물을 잃어버린 후 평생 속죄의 의미로 분실물을 모아 간직합니다. 


절망을 품으며 사람들의 잃어버린 물건을 보관하고 언젠가는 잃어버린 것을 잊히지 않기위한 앤서니의 못이룬 바람을 가정부이자 믿을 맏한 친구 로라가 대신하게됩니다. 앤서니의 약혼녀 테레즈의 이야기에 깊은 공감을 받은  로라를 보고 확신이 들기 시작하죠.



최소한 그녀의 눈물은 그가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줬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고통과 기쁨을 느끼고 그 가치를 알아볼 능력이 있었다. 그녀가 종종 드러내는 인상과는 반대로 그녀는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한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었다. 그녀는 거기 개입해야 했다. 남을 보살피는 그녀의 능력은 본능적인 것이었다.

P60


앤서니는 자신과 같은 상처와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언젠가는 물건을 전달해주겠다는 뜻을 품고 있었습니다.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 한 후 40년 동안 걸친 모든 과업을 로라에게 맡기기로 하죠.


앤서니의 죽음으로 로라는 파두아의 비밀스러운 서재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앤서니의 전 재산을 물려 받은 조건으로 이웃집 소녀 '선샤인'과 정원사 '프레디'와 함께 과업을 이루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감동적인 이야기. 결국 로라는 앤서니의 추억을 통해 자신의 소설을 완성해 갑니다.


소설 《잃어버린 것들의 수집가》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매일 새로운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 잃어버린 물건을 똑같은 새것으로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추억과 애정이 담긴 물건을 다시는 구할 수 없죠. 물건은 값어치를 떠나 추억을 품고 있는 소중한 무엇입니다. 새 장남감을 사줘도 헤진 인형을 꼭 안고 자는 아이들, 어른이 되어서도 어떤 물건에 관한 애착을 갖게 되는 것은 추억이란 감정을 먹고 사는 인간의 공통적인 특징입니다.


 

잊는 것과 잃는 것은 어쩌면 상실이란 어둠을 갖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망망대해 속 환한 등대처럼 말이죠. 잃어버린 길을 찾아주는 고마운 등대, 당신의 캄캄한 마음 속에는 어떤 불빛을 밝힌 등대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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