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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야무진 첫마디 - 속터지는 엄마, 망설이는 아이를 위한
정윤경 외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미운 다섯 살이 된 조카가 정말 말을 안 들어요. 가정이란 울타리를 벗어나 어린이집을 다니고 조금씩 사회를 알아가면서 자기주장이 거세지는데요. 밥도 잘 안 먹고, 하루 종일 핸드폰만 하려고 하고, 싫다는 말은 입에 달고 사는 미워 죽겠는 다섯 살. 이런 육아의 어려움을 함께 공감하고 해결 솔루션을 제시하는 EBS 프로그램 '생방송 부모' 육아 멘토 정윤경 교수가 풀어내는 책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을 소개합니다.
아직 대화라는 것의 의미와 방법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체계적인 대화로 이끼는 204가지 부모 공감 대화법을 담았는데요. 섣부른 훈육은 아이와 부모 간의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만들거나 관계를 망칠 수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훈육을 시작하는 유아기(2세-5세),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아동기 (6세-10세), 독립을 연습하는 청소년기(11세-15세)로 나눠 발달별로 일어나는 갈등과 대화 요령을 담았습니다. 그밖에 양육을 위한 부부 공감 대화편과 싱글 부모와 아이를 위한 공감 대화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한 번이라도 본 독자라면 육아에 대한 시시콜콜한 사연들도 질문과 고민의 시작이 된다는 것을 알 텐데요. 방송에서 다뤄졌던 혹은 피치 못하게 편집되었던 고민들을 책 속에 담았습니다. 이론을 자세히 설명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별로 대처할 수 있는 실용적인 팁을 알려줍니다.
주변에 조카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상황이 이해가 됩니다. 밥 먹기를 왜 이리 싫어할까, 머리 감는 것도 어렵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도 너무 힘들어요. 특히 둘째가 태어난 이후로는 떼쓰는 일이 심해져 관심받고 싶어 안달입니다. '우리 조카를 보고 책을 썼나?'싶을 정도로 조카의 행동이 자세히 맞아떨어지는 사례가 많은데요.
분홍공주가 씌웠나 싶을 정도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분홍색으로 치장한 아이를 보고 웃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모든 곳에 레이스가 달린 분홍 원피스로 화려하게 멋을 내고 가야 직성이 풀리는 핑크 공주. 이런 특성은 주로 만 2세~4세 사이에 성(性)에 관한 개념이 확립되기 때문인데요. 그 일환으로 여자아이는 화려한 색깔이나 예쁜 것에 집착하게 된다고 합니다.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개념을 주장하게 되지만 만 4~5세가 되면 성 역할 사회화 과정이 끝나 '핑크 콤플렉스'에서 벗어납니다.
그 이후에도 핑크색에 집착한다면 그 아이의 성향이므로 비난하지는 마세요. 대신 부모가 심어준 여성성, 공주 성향을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돌이켜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아이는 부모에게 사랑받기 위해 자신의 취향을 억누르면서까지 고집했을지도 모르니까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며 드디어 사회를 알아가는 아동기. 학교에서 아이들과는 잘 어울릴까, 선생님 말씀은 잘 들을까? 하굣길에 마중 나와 노심초사하게 되는데요. 이 시이 아이들은 규범과 규칙을 학교와 미디어를 통해 구체적으로 배우는 때이기에 옳고 그름을 부모가 정확히 짚어주고 반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중 2병 하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사춘기로 돌입하면 부모들은 겁을 먹습니다. 몸과 마음이 부쩍 커버린 아이에게 대화를 거부당하기도 하고, 상처받는 말과 행동을 서로 주고받기도 하는데요.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시기인 만큼 부모를 밀어내려고 하면 그냥 놔두는 편이 좋다고 합니다. 아이와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아이가 원할 땐 언제든지 도움을 줄 수 있는 최전방에서 예의주시해야 할 시기입니다.
저출산을 통한 국가적 위기로 다양한 육아정책들이 나와있지만 여전히 독박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엄마는 날로 스트레스가 쌓여 갑니다. 부모의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은데 말을 하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해보고 말하길 당부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일은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오직 엄마의 몫, 부모의 책임만은 아닙니다. 가족과 마을, 그리고 국가가 나서서 함께 돌보고 키워야 하는 소중한 자산 중 하나라는 사실을 생각해 봤습니다. 2세 이상이 되면 '싫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자기 개념과 언어 능력이 발달해 가르침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올바른 첫 훈육을 부모가 해준다면 아이에 대한 이해와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키울 바탕을 마련하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