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 마음속에 새기고 싶은 인생의 키워드 20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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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는 30대가 되면 프로 직장인이 되었거나 결혼해서 엄마가 되어 있을 거란 막연한 안정감이 있었습니다. 앞자리가 '3'이 될 일은 아주 먼 일이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시간은 좀처럼 느리게 가는 법이 없고 결국 삼십 대를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은 30대에게 앞서 말한 막연함을 이루지 못할 판타지나 넘어야 하는 인생 목표로 만들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은 20대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책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의 후속편 격으로 지나간 30대에 대한 회한과 곧 맞이할 20대 여성들을 위한 다독임입니다.

 

 

정여울 작가는 "어느 정도 사회적 안정감을 찾은 30대는 나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시기이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해야 하고 사회적 시선 앞에 수 없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한국의 30대를 향한 따뜻한 조언을 건네고 싶었다"라며 파란만장했던 30대와 이별을 고합니다.

 

여행과 책을 통해 내적 성찰을 강구하는 정여울 작가는 그때 받았던 영감과 느낌을 책 속에 담았습니다. 본인이 찍은 사진과 사진작가 이승원이 찍은 사진이 더해져 한 권의 에세이가 되었는데요. 30대의 나를 다시 만난다면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의심하고 불안하던 나에게 꼭 해주려던 말을 20가지 키워드로 담았습니다.


 

이 세상에서 열정은 과대평가되고, 냉정은 과소평가되곤 한다. 열정이 많은 사람들은 표현 지향적이어서 끊임없이 자기를 드러내지만, 냉정함을 미적으로 삼는 사람들은 성찰 지향적이어서 그 지혜로움이 잘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열정과 냉정의 온도를 맞춰 마음의 밸런스를 유지하려는 본능이 있다.

P346

​책은 여느 자기계발서와 멘토의 일방적이고 식상한 조언 대신 부족한 자아를 인정하고  자기와의 싸움을 권유합니다. 마음의 단단함을 키우는 방법, 거듭되는 상처와 아무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방법, 작고 사소함이라도 고민해보고 놓치지 않으려면 여러 감정들을 함께 나눕니다.


 


 

막상 혼자가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밀려드는 감정은 무력함이다. 그토록 원하던 혼자가 되었으나 두려움이 앞설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이 바로 위기이자 기회다.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자라지 않는 내면아이와 작별할 시간인 것이다.

P89

 

어느 나라보다도 나이에 맞는 품격을 강요하는 사회 속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고, 어른은 어른스러워야 하는 강박에 시달립니다. 우리는 30대에 들어서면서 아이에서 어른으로 훌쩍 점프해야 하는 이질감을 맞닥뜨리는데, 준비된 30대는 많지 않습니다. 먹은 나이만큼 나잇값을 못한다는 소리를 듣거나 진정한 독립이 어디까지인지 의문이 드는 어른과 아이 사이. 30대는 고민할 것도 이루어야 할 것도 많은 나이입니다.  


 

터져버릴 것 같은 고민과 불안한 심정은 책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습니다. 정여울 작가는 '삶이 아무리 힘겹더라도 누구에게나 인생 자체가 진정으로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것, 힘들고 괴로운 순간까지도 지나고 보면 아름답고 눈부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라고 말합니다.  서툰 조바심이 오히려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로 전환되는 힘을 알고 있으니까요. 마흔을 바라보는 그녀가 서른의 그녀들에게 할 수 있는 말 '당신의 모든 감정을 소홀히 하지 말 것'입니다. 오늘 나는 어떤 감정을 숨기며 하루를 살았는지 반성하게 하는 문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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