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 - 존엄한 죽음을 위한 안내서
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유은실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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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만 해도 '죽음'은 삶의 도처에 있었습니다.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죽음을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지만 의학기술이 발달하고 병원이 생기면서, 죽음은 두렵고 피하고 싶은 것이 되었는데요.  '데이비드 케슬러'의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할 것들》은 인간의 기본 권리 중 하나인 '존엄한 죽음'을 도와주는 책입니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평안과 희망, 그리고 깊은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지 고민하려는 흔적이 엿보입니다.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죽음에 대한 느낌과 감정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

P49


'호스피스'는 중세 여행자들이 안전한 피난처를 찾다 발견한, 길은 떠난 사람들의 쉼터였던 작은 오아시스 같은 곳이었습니다. 여행자들은 성지를 향한 길고 힘든 여행을 다시 시작하기 전에 이곳에서 쉬면서 에너지를 충전했는데요. 실제로 죽을 고비를 맞은 일부 여행객을 재워주고 먹여주고 따뜻한 우정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로 오면서 죽어가는 개인이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임종을 맞이하지 못하는 것에 환멸을 느끼며 '호스피스 운동'이 발촉되었습니다. 현대로 오면서 호스피스는 '죽음을 준비시키고 편안하게 해주며 건강관리를 돕는'의미로 정착되었습니다. 저자 또한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어머니와 함께 할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을 통해 이런식의 죽음을 참을 수 없었고, 그 후 삶을 바꾼 의미가 되었습니다.

 

여러 죽음을 지켜보며 상황별로 준비해야 할 자세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죽음을 가르칠 때 '주무시러 갔다, 더 좋은 곳으로 가셨다'라며 에둘러 말하기도 하는데요. 아이들도 가족이 죽음을 맞을 때 직접 참여할 필요가 있으며 자연스럽게 죽음의 과정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도록 합니다. 낙엽이나 물고기의 죽음 같은 자연 현상을 통해 아이들에게 질병을 설명하거나 병에 걸려도 사람마다 다르게 보일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무턱대고 병에 걸리면 부모님을 잃게 될까 두려워하는 마음까지 생길 수가 있으니까요. 죽음, 질병, 임종에 관해서 아이들에게 말해줄 때는 정직하고 단순하고 그리고 간략하게 말해야 합니다. 어른들은 간혹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완곡한 표현으로 말하는데, 이런 것들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지 못할 때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네요.

 

본인의 의지로 죽음을 선택하고자 할때는 반드시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놓을 것을 권유합니다. 혹여나 의사표현이 어려워질 경우 이런 문서가 유효가기 때문입니다. 문서는 공격적인 치료부터 편안하게 죽을 수 있도록 진통제 이외에는 어떠한 치료도 거부하는 등 원하는 수준의 진료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의 동의가 없다면 사전의료의향서의 내용이 법적 구속력이 없을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세요.


 

사람은 홀로 죽지 않아야 한다.

당신과 나, 모두는 평화롭고 위엄 있게

죽음을 준비해야 하고,

죽음의 순간까지 살아 있는 사람으로 대우받아야 한다.

P268

 

직업적으로 죽음과 밀접해지면서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공통적을 나타나는 행동이 있습니다.  첫 째는 환상을 보는 것으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일부는 현세를 잘 보지 못하고 내세를 들여다보는 일이 커지는데요. 이미 세상에 없는 부모나 조부모, 혹은 다른이가 찾아오거나 보인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짐을 꾸리거나 단정한 모습으로 변화를 주는 등 스스로 떠날 체비를한다는 것 입니다. 죽음을 맞이한 사람에게 이 여행은 여러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에게는 떠나는것 처럼 보이는 여행이 이들에게는 가려는  도착하는 행위가 중요한 여행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죽음을 앞둔 사람은 사람들로 꽉 찬 방을 경험합니다. 지금까지 만난던 사람들 혹은 중요한 사람들이 죽음을 맞아 인사하러 들른 듯한 모습인데, 죽음이 상실이 아닌 충만함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갖게 합니다.

 

 

마지막 가는 길을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맞이하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 스트레스, 두려움과 삶의 대한 미련.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 하는 순간이 되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미국 호스피스 분야 베스트셀러로 10년 만에 개정판을로 만나게 된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할 것들》은 죽음하면 떠오르는 두려움이란 편견을 바꾸며,  따스한 위로가 되어준 책입니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는 부드러운 사랑, 그것만이 필요할 뿐이에요.'라고 말한 테레사 수녀의 격언을 깊게 간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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