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괜찮습니다만,
이윤용 지음 / 예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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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 키득키득, 깔깔깔, 푸하하. 이윤용 작가의 책을 접할 때면 일단 웃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웃프다는 적절한 책책. 《저는 괜찮습니다만,》를 읽다 보면 슬프지만 웃긴 애잔함이 생깁니다. 자발적인 비혼이 아닌, (여전히 사랑을 갈구하지만) 결혼이 두려운 모든 청춘 남녀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글들이 가득합니다.



여태 혼자 살아? 아무하고라도 결혼해야지.

말이 좋아 프리랜서지, 일 없으면 백수 아냐?

그렇게 철이 없어서 어떻게 해?, 맹탕이구나 맹탕.


결코 녹록지 않은 타인의 시선 속에, 저는 이제 답을 준비합니다.

-저는 괜찮습니다만,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처럼 남 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없을 거예요. 뭐가 그리도 궁금한지, 결혼 적령기를 넘으면 왜 안 하는지, 결혼을 했는데 애가 없으면 왜 갖지 않는지, 대학은 왜 안 나왔으며, 취직은 못하는 거냐 안 하는 거냐 등등. 타인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과한 친절이 폭력으로 다가올 때가 많습니다. 이런 한국에서 가시밭길을 자처하며 당당히 비혼 프리랜서로 살아가고 있는 '이윤용 작가'의 이번 에세이는 《생겨요, 어느 날》의 후속편같이 느껴집니다. 이 책에서는 사랑과 결혼이라는 주제로 1인 가구의 삶을 훑고 있습니다.

 

결혼도 쇼핑하는 '둘러보고 올게요'라고 말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될지 판단이 애매할 때 이런 일이 가능하다면 제대로 된 반려자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후회 없이 평생 사랑을 나누는 소울메이트를 잘 고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결혼에 관한 다양한 견해를 들어볼 수 있어 즐겁습니다. 결혼은 희생과 잔소리와 간섭을 비벼 한 방울의 기쁨을 얹는 비빔밥 같은 거라고. 각각 따로 담아 밀봉하는 락앤락 반찬통이 아니라고. 이런 비유 정말 멋지지 않나요? 외로울 때 함께 있어주고, 기쁠 때 함께 웃어주지만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결혼은 세상이 없노라며 말하는 프로 기혼자의 조언이었습니다. 연애는 판타지 결혼은 현실이란 말을 직시하는 구구절절한 문구가 가득합니다.

 

일상의 모든 부분을 사랑과 연관 짖는 발상은 무릎을 치게 합니다. 비싼 수입화장품처럼 남자도 외모와 학력, 좋은 집안을 따져가며 골라보지만. 나와 맞지 않으면 꽝. 피부 트러블로 고생하듯 잦은 관계 트러블은 결국 이별의 마침표를 찍게 되죠.

 

​방송 작가인 직업 탓에 솟구치는 영감을 주체하지 못하고 술술 풀어내고 있는데요. 삽입된 일러스트와 접하다보면 내 이야기인 듯 공감하고 키득거리게 될 겁니다. 가끔 곁에 두고 펼쳐보면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이런 언니 있다면 바로 함께 수다도 떨고 쇼핑도 다니고 싶을 정도로 읽는 동안 친근함이 생겨버렸습니다.

점점 늘어가는 비혼 가구, 1인 가구. 이들을 엄정한 잣대로 자르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혼자 와서 혼자 가는 거니까요. 사람 일은 알 수 없고 인생은 어떤 초콜릿이 나올지 골라봐야 아는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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