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 이야기 - 시대를 움직인 뒤틀린 정의 예문아카이브 역사 사리즈
월러 뉴웰 지음, 우진하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폭군'은 잘못된 통치로 국가와 사회를 혼란에 빠드린 지도자를 말합니다. 이는 고대사회나 전근대사회에나 존재했던 인물이란 생각이 대부분이지만 21세기에도  버젓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분단국가인 북한부터 시작해 이름만 들어도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폭군들의 역사를 정리한 책이 시의적절하게 등장 했습니다.

《폭군 이야기》의 저자 '윌러 뉴웰'은 폭정이란 기억상실이 마치 병처럼 역사와 시대를 거슬러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인 문제점을 떠올려본다면 민주주의의 의미와 맞물려 생각할 거리는 던집니다.

 

"모든 권력자는 잠재적인 폭군이다!"


폭정은 자유를 억압하는 동시에 발전을 낳기도 하는 역설의 역사요 개인 성향이 반영된 문제이기도 한데요. 로마의 네로 황제,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 이집트의 무라바크 같은 전형적인 폭군이 있는가 하면, 율리우스 카이사르나 루이 14세 같은 개혁형 폭군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근대로 넘어오며 가장 무서운 형태가  영원불멸형  폭군으로  로베스 피에르, 스탈린, 히틀러 등이 이에 속합니다. 책은 자유를 억압하는 동시에 발전을 이룬 역설적인 역사에 초점을 맞춥니다. 특정 지도자를 미화하거나 폄하하지 않고 최대한 객관성의 잣대로 평가의 몫을 독자에게 돌리고 있죠.

 


서양 역사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리스 로마신화, 이집트 신화, 터키 역사, 이슬람 역사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오디세이>등은 책의 기본 뿌리가 됩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3,000년 인류 정치사에서  주요 폭정의 다양한 유형을 추적하며 정리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한데요. 인간의 본성과 문화, 역사가 어떻게 결합하여 폭군을 탄생시키고 때에 따라 변화되어왔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폭정은  정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철학, 문학, 미술, 문화, 건축 등과 관련해 서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확산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논의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입니다.

 

 

현대에는 영원불멸형과 개혁형이 섞인 폭군이 자주 등장한다고 합니다. 통상적으로 이들은 어린 시절에 겪었던 참혹한 경험이 폭군의 길로 들어서게 한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존경받을 만한 부모나 인물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본인의 경력 또한 쌓지 못했으며, 폭력적이거나 무관심한 부모 밑에서 비뚤어진 세계관이 생겼을 경우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자신의 오점을 미화하기 위해 주력하는데요. 미술 학교에 입학하지 못한 히틀러가 나치 시절 전 세계의 예술품을 모으려고 혈안이 되었던 일화나 레닌의 형이 반역죄로 처형당했던 사연, 마오쩌둥이 가난한 농사꾼의 집안의 열등감이 시작되지 않았더라면 세계의 역사는 다시 쓰였을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왕정이란 기족과 가족 구성원들의 중요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었다. 그리스어로 '오이코스(oikos)'는 '집' 또는 '자족'이라는 의미이며 '오이코노미아(oikonomia)'는 '집안일을 잘 관리하고 돌보는 기술'이라는 뜻이다. 이 오이코노미아라는 단어에서 오늘날 경제와 경제학을 뜻하는 영어 단어 '이코노미(economy)'와 '이코노믹스(economics)'가 파생됐다. 요컨대 가족은 재산과 혼인 관계 그리고 자녀 양육이 포함된 일종의 왕국이고 왕은 왕국이라는 가족을 이끄는 가장이었다. 가족의 재산이나 생명에 대한 그의 존중은 안정장치이자 상징으로서 다른 가장들도 왕을 자신들의 본보기로 삼았다.

P70

 

서양사의 리더들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서양사의 기본 개념을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은 덤으로 가져갑니다. 앞서 말한 문화의 전박적인 교양도  짚어주고 있어 얕은 교양 쌓기에도 손색없습니다. 로마식 명칭, 영어의 어원도 알 수 있는데요. 그리스어 명칭이 라틴어로 넘어가고, 다시 영어로 세상에 퍼져나갔기 때문에 영어의 어원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줍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리더 또한 자신만의 궁궐을 꿈꿨던 사실이 떠오릅니다. 저자 '월러 뉴웰'의 주장대로 민주주의의 기억상실은 병처럼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리더 또한 기억상실이란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명의를 찾을  계기가 된 것 같아 유익했던 독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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