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문《게이트웨이 미술사》

게이트웨이 미술사 - 미술의 요소와 원리.매체.역사.주제 - 미술로 들어가는 4개의 문
데브라 J. 드위트 외 지음, 조주연 외 옮김 / 이봄 / 2017년 1월

미술은 역사만큼이나 광범위하고 추상적이어서 완전히 배우기가 쉽지 않죠. 연대기 순으로 되어 있는 책이 대부분이라 읽다 보면 쉽게 지치고 재미없어 덮어버리기가 일 수였습니다. 또 어려운 용어와 쏟아지는 삽화, 무겁고 두꺼운 탓에 진도 나가기도 버거웠던 사실을 이실직고합니다. 이러한 미술 교양서의 난제들을 속에서 소장가치 있는  미술 입문서가 나왔습니다.

우리는 지치게 만드는 대표적인 애증의 미술 책 중 하나가 곰브리치 《서양미술사》죠. 학교 다닐 때 교양서이자 교재로 사용했는데 자주 이 책을 베고 자거나 무기로 쓰기도 했답니다. 아마도 이 책은 평범한 독자들을 안내하기 보다는 전통적인 미술학자들이 쓴 전문서의 기질 때문일 텐데요. 미술을 처음 접하거나 쉽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은 여전히 두렵거나 다가가기 쉽지 않은 영역이었습니다.

600여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좋은 기회에 《게이트웨이 미술사》의 샘플본을 받아 읽어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전 세계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미술책으로 입덕을 부릅니다.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예술작품과 무엇보다 새로운 시선으로 큐레이션 된다는 부분이 활자보다 이미지에 익숙한 요즘 세대를 위한 미술 입문 책입니다.

기존의 시대 순서가 아닌 총 4분야의 독립적인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기초, 2부 매체, 3부 역사, 4부 주체로 나뉘어 있는데요. 어느부터 읽어도 상관없이 흥미롭게 책장을 넘길 수 있습니다. 미술은 고정된 것이 아닌 다양화된 시각과 스타일로 현대에도 활황 하는 예술이거든요. 3만 년 전 어느 동굴의 벽화가 3D 애니메이션 기술을 통해 스크린에서 펼쳐지기도 하고, 바다 건너 박물관에 있는 작품이 우리의 스마트폰에 들어오는 등 변화의 물결과 기술 융합은 새로운 창작의 원동력이 되니까요.

 《게이트웨이 미술사》를 통해 미술에 입문한 후 곰브리치  《서양 미술사》로 깊이 있는 공부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술을 배운다는 것은 다채로운 사고력을 갖춘다는 의미기도 한데요. 미술 자체가 한 곳에 국한되어 있는 게 아니라 역사, 음악, 영화, 문학, 종교 등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폭넓은 교양을 원하는 독자에게 필요한 부분이거든요. 100년 전의 그림이 현대의 영화나 소설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아직도 진행 중인지도 체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발족으로 우리의 삶이 많은 부분 바뀌고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들 합니다만. 그 와중에도 미술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술의 적절한 결합이 기대되는 분야기도 합니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으로 생긴 또 다른 작품들을 만나볼 기회도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폭넓은 감성과 시각을 해결되지 않는 지식의 연장선을 위한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미술 입문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