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대통령들 - 누구나 대통령을 알지만 누구도 대통령을 모른다
강준식 지음 / 김영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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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흔히 프레임 싸움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어떤 틀에 맞추느냐에 따라 상대방을 설득시킬지를 짜는 전략일 수도 있고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기도 합니다.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인용되는 구절처럼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는 순간 (프레임의 구조에 갇혀) 코끼리가 생각나는 현상을 일컫기도 하죠.


정부 수립 69 해를 맞는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민주주의의 참 의미를 되새겨보기 좋은 때이기도 합니다. 한 발짝 가까이 다가온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  대한민국호((號)의 키잡이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민심은 성났고, 그동안 보이는 줄기만 잘라왔던 낡은 정책과 부조리라는 뿌리 뽑아야 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더욱 공을 들여 대한민국 현대사와 역대 대통령을 알아가야 함은 당연한 일이지요.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은 건국 69주년 동안 12명(대통령 11명, 내각책임제 하의 국무총리 1명)의 대통령을 담았습니다. 이승만부터 박근혜까지 그들의 탄생과 배경, 정치적 상황, 일화, 업적, 후대의 평가들을 (최대한) 중립적으로 다루고자 했습니다. 객관적인 서술이 되도록 많은 자료와 인터뷰를 섭렵하며 현장에서 취재로 얻은 정보를 활용했다고 서문에 밝히고 있습니다.

 

역사를 알고자 할 때  나열식 서술은 지루하다는 함정을 타파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대통령 각각의 키워드를 잡아가며  써 내려간 간결하고 도 힘 있는 필체는 그 사람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아마 어느 한 쪽으로 쏠림 없이 10명의 인물을 다룬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12명의 대통령 중 누구도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책의 서문에 잘 요약된 대통령들의 한 줄 평으로 갈음합니다.

이를테면 정부 수립의 공을 세운 이승만은 하와이로 망명해야 했고, 민주적인 장면은 민주정체를 빼앗겼으며, 실권 없는 윤보선은 쿠데타를 시인함으로써 군사정권의 길을 터주었고, 경제개발을 일으킨 박정희는 부하에게 피살되는 비운을 맞았으며, 민중의 열망과 군부의 총구 사이에서 무기력했던 최규하는 짧은 서울의 봄과 함께 무대 뒤로 사라져야 했고, 권위주의적인 전두환은 안전장치로 세운 친구에 의해 백담사로 유배되었으며, 거대 공사를 일으킨 노태우는 정경유착을 투옥되었고, 신한국을 창조하겠다던 김영삼은 IMF 환란을 맞았으며, 햇볕정책의 김대중은 특검에 의해 그 정담성이 부정되는 곤욕을 치렀고, 서민들의 꿈이었던 노무현은 퇴임 후에 자살하고 말았다. 또 경제 대통령의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이명박은 임기 후 여론조사에서 '최악의 대통령'으로 뽑혔고, 콘크리트 지지율을 자랑하던 박근혜는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 사태를 맞았다.

-서문 중에서-

 

역대 대통령을 알고자 함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안다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말한 신채호선생의 말을 떠올리다 보면 안갯속의 대선 후보 중에 뚜렷이 보이는 후보가 있을 것입니다. 과거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선택해왔으며, 이제 어떤 대통령을 선택할지는 국민들에게 달려있습니다.

바짝 다가온 2017년 19대 대선, 레이스의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궁금해지는 밤입니다. 당신의 대통령을 앞두고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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