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비움 - 차근차근 하나씩, 데일리 미니멀 라이프
신미경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최소한의 물건과 간결한 생활방식을 실천하는 삶, 모든 것에 풍족한 현대인은 되려 버리고 소유하지 않음으로써 행복을 느끼기도 합니다.  과도한 일과 스트레스, 망가진 몸만 남은 나와 마주할 때야 그 과함이 일종의  폭력이었음을 자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최소한의 것을 가짐으로써 최대한의 것을 갖는 아이러니함과 정면 대응한 '미니멀리스트'로 불리고 있습니다.


단순히 집만 깨끗해진 것이 아니라

비움은 내가 싫어하는 것을 거절하는 법을 배우게 했고,

남기고 싶은 만큼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었으며,

마음속으로부터 하고 싶은 일들을 상기시켜 주었다.

-프롤로그 中-


《오늘도 비움》의 저자 신미경 씨도 잡지 에디터로 살며 예쁘고 멋진 물건을 사모으는 쇼퍼 홀릭이자 워커 홀릭이었습니다. 역시나 몸에 이상신호가 왔고 지금은 비움을 실천하고 최소함을 채우는 미니멀리스트가 되었는데요. 삶을 우아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시도와 생각들을  블로그 '우아한 탐구생활 '과 칼럼 '가볍게 살기'로 통해 일찌감치 인기를 얻은 저자입니다.

현대인은 부족한 여러 욕구를 채우기 위해 쇼핑을 하고 ,먹는 것에 집착한 다는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각자의 욕구불만을 무언가를 채움으로써 치료한다고 생각하지만, 지속력은 미미하지요. 비슷하거나 또 다른 욕구를 채우려 우리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사 모으며, 남들에게 사생활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극도의 미니멀리스트였던 '스티브 잡스,'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안에 들며 곤도 신드롬의 주역 '곤도 마리에', 일본 동인도대지진이 바꿔 놓은 단샤리 실천자 '사사키 후미오' 등 미니멀리스트의  책을 여럿 읽어봤습니다만. 국적이나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생활방식과 성향에 100% 공감을 갖긴 어려웠습니다.

 

 

 


헌데 《오늘도 비움》은 읽는 내내 나와 비슷한 저자에게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었습니다. 160cm가 되지 않는 키와 몸매, 독서가 취미인 올드 한 취향, 도로에 나올 용기가 나지 않거나 무서워서라는 무면허자, 그래서 자연스럽게 친환경자이자 뚜벅이의 필수인 굽 낮은 편한 신발을 찾는 경향, 건강을 신경 쓰는 어쩌면 건강염려증,  집에서는 속옷을 착용하지 않은 러프함, 값비싼 화장품을 덕지덕지 바르고 짙은 화장 대신 피부에 휴식을 주는 법, 보습제 한두 가지만 바르는 스타일 등이 공감과 매력을 동시에 끌어올립니다.

 

 

 

​따라 해 보고 싶은 방식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가장 충격을 받았던 대목은 최소한의 물건(립스틱과 거울, 명함지갑에 담은 한 장의 카드와 여분의 현금)을 담은 가벼운 클러치 백을 이용한다는 내용인데요. 클러치백 하나만 들고 다닌 뒤 신경과민증이 사라졌다는 신통방통한 경험담입니다. 그리고는 가벼운 에코백과 장바구니로 멋을 내고 실용성도 갖추게 되었고요. 잡스만큼은 아니지만 유니폼이라고 해도 좋은 나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만들고, 옷걸이 50개에 걸어 둘 만큼의 옷만 준비하는 규칙 등이 1인 가구에서 느낄 법한 사례들과 접목되어 실천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사실 한두 번 쓸까 말까 한 물건들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챙겨 다니는 성격 탓에 가방이 무거워지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목마를까 봐 텀블러, 심심할까 봐 책 한 권, 멋진 풍경을 담아야 하니 카메라, 좋은 글귀가 생각날 때는 적어야 하니까 다이어리, 각종 카페의 스탬프 등등.

그 많은 물건을 가지고 다니는 가방은 사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걸리 적 거리는 일이뿐이고, 여차하여 비싼 가방을 든 날에는 가방에 흠집이라도 날까 날이 곤두섰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얻은 것이라곤 만성 어깨 결림과 허리 통증, 비뚤어진 자세였죠.

 


아직 미니멀 라이프로의 삶은 당장 실천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저자 또한 4년 차 미니멀리스트니까요. 하지만 하루에 하나씩 천천히 비우다 보면 언젠가는 비워내는 삶을 통해 취향을 채우는 날이 올테죠. 많은 물건, 값비싼 가방과 옷을 가진다고 부자는 아닐 것 입니다.

어느 책에서  보았던 구절 중 '쓰지도 않고 모셔 둘 물건의 세(稅)를 내고 있다'라는 이야기는 적잖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적당하게 갖고 먹을 만큼만 사는 일, 나에게 과도하게 많은 것은 나누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만족하는 삶. 어쩌면 모든 현대인이 채워야 할 삶의 방식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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