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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글리 러브
콜린 후버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사랑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남자, 그를 사랑하게 된 한 여자. 사랑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고 오직 육체적인 쾌락만을 추구하자는 계약이 성사된 남녀들의 사랑이야기. 점점 허물어가는 경계를 지켜보며 응원하게 만드는 19금 로맨스 소설 하나 추천할까 합니다. '유럽과 미국을 사로잡은 마약 작가라는 별명과 <그레이>와 <노트북> 사이, 바라던 딱 그 로맨스'라는 찬사가 쏟아지는 '콜린 후버'라는 이름을 기억해야하는 이유죠
일단 제목부터 핫합니다. 《어글리 러브》. 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아름다운 사랑을 추하다고 말할까. 궁금증이 들더군요. 주인공 '테이트'가 화자인 부분과 '6년 전 마일스'가 화자인 구성이 왔다 갔다 하는데, 흥미진진함이 뒷장을 넘기고 싶어 안달 나게 만듭니다. 소설 속 마일스의 직업은 기장, 테이트의 직업은 간호사로 제복 입은 이성에 관한 판타지도 담았습니다. 또한 누군가를 속이며 사랑을 나누는 짜릿한 쾌감은 이 소설의 백미죠.
그리고 그를 쳐다보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달리 다른 데 집중하기가 정말이지 어려웠다. 마일스는 야구모자를 쓰고 청바지에다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티셔츠를 입은 가벼운 복장이었다. 그래서 눈을 뗄 수 없는 거야,라고 나는 생각했다. 멋있어 보이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는 남자가 나한테는 더욱 멋져 보이기 때문이다.
P88
6년 후 그러니까 현재의 테이트와 마일스는 코빈(테이트의 오빠)의 집에 테이트가 이사 오며 시작되는데요. 오빠의 집 앞에 왠 남자가 술이 떡이 되어 앉아 있고, 그 남자를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야 하는 난감한 상황. 테이트와 마일스는 각자의 공간에서 하룻밤을 보냅니다. 이 둘은 그 후 급속도로 자신의 성적 매력에 홀닥 반하게 되고, 겁잡을 수 없는 매력에 빠져 육체를 갈망하는 사이로 발전합니다.
지금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대상은 바로 그 손가락, 내 입과 턱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그의 손가락이었다. 계속해서 움직이는 그 손가락 끝을 따라 눈길로 같이 움직여 부드럽게 내 목을 타고 내려와 내 가슴을 지나 아래로, 아래로, 그렇게 내 배까지 내려왔다.
P203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지며 눈이 마주칠 때마다 스파크를 튀기며 사랑을 나눕니다. 하지만 이 남자의 조건은 딱 두 가지! 첫째, 과거를 묻지 말 것. 둘째, 미래를 기대하지 말 것! 시간이 갈수록 테이트의 마음속에 마일스의 자리가 커지며 할퀴고 상처 주는 날들을 겪어가죠.
사랑을 할 수 없게 된 남자 마일스는 6년 전 이후로 마음을 닫았습니다. 테이트를 향한 마음을 억누르며 마치 누군가에게 속죄하듯, 스스로 벌을 내리듯 생채기를 반복하는 남자. 마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속 그레이가 스쳐가지만 사랑에 서툴면서도 책임감이 있는 마일스의 캐릭터가 개인적으로는 더 매력적이더군요. 마일스의 까칠하면서도 부드러움, 과거에 대한 연민, 그리고 모성애까지 끌어내는 여성들의 워너비 남자, 모두 갖춘 남자. 아.. 이런 남자 사랑하지 않은 여자가 누가 있을까요.
사랑이라는 것 자체를 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테이트. 다시는요. 하지만 다른 사람 아닌 당신이니까....갖고 싶어요.
P320
올 겨울은 오랜만에 후끈거리는 로맨스 소설로 한파도 걱정 없었습니다. 《어글리 러브》를 잡고 있으면 자체 손 난로가 따로 필요치 않았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과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딱 적정선의 격정 로맨스! 작가 '콜린 후버'의 필력은 '깨진 사탕을 뱉어내지 않고 입속에서 굴리고 있는 것처럼, 날카로운 부분이 입속에 상처를 내지만 달콤해서 계속 물고 있을 수밖에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추한 사랑도 사랑이란 빨간약으로 예뻐질 수 있음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