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 잇 스노우
존 그린.로렌 미라클.모린 존슨 지음, 정윤희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벌써 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네요.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영화 <나 홀로 집에>, <크리스마스의 악몽>, <러브 액추얼리> 등이 생각나죠. 달콤한 케이크와 커피 한 잔이 절실해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크리스마스는 '선물'을 나눌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오르는  낭만적인 날! 만약  좀 과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된다면 어떨까요?!



<안녕, 헤이즐>의 원작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로 한국 독자에게 소개된 바 있는 '존 그린'과 '로렐 미라클', '모린 존스'과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하이틴 로맨스 소설을 발표했습니다. 제목은 《렛 잇 스노우》! 세 에피소드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찾아온 50년 만의 폭설로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즐거움과 달달함이 느껴지며 '영화로 만들어지면 참 좋겠다'란 상상을  읽는 내내 했습니다. 영화 <러브 액추얼리>를 소설로 읽는 것 마냥, 통통 튀고 앙증맞은 이야기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길 수밖에 없더라고요. 2017년 유니버셜픽쳐스에서  영화화 결정이 되었다고 하니, 《렛 잇 스노우》를 기다리는 내년 크리스마스가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은 총 세 편의 에피소드가 폭설로 열리고 스타벅스에서 닫히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세 이야기가 묘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몰랐고 그저 '존 그린'의 소설을 먼저 접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답니다. 순차적으로 펴지 않고 두 번째 에피소드 '크리스마스의 기적'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내가 애써 외면하려고 앴던 생각을 듀크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는 똑같은 마음을 감추려 애쓰고 있었다. 듀크는 나를 좋아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듀크가 똑바로 쳐다보기 전에 머릿속을 생각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그래, 좋아. 나는 결심했다. 일단, 고개를 들어 듀크를 쳐다보고 듀크가 나를 쳐다보면 살짝 미소를 지은 다음 다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해 보자. 한 번만 쳐다보는 거야.

P186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토빈'과 '듀크(엔지)'가 폭설을 뚫고 치어리더들이 있는 기적의(?) 와플하우스에 당도하기 위해 친구들과 여정을 떠나는 와플하우스 원정대 이야기! 사춘기 소년들이 할 법한 병맛 일탈이 크리스마스 밤에 잊지 못할 선물을 선사하죠. 크리스마스에 일어나는 기적처럼 토빈과 듀크(엔지)는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고,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깜찍해서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답니다.



그리고는 다시 첫 번째 에피소드 '주빌레 익스프레스'로 넘어갔습니다. '체리 주빌레'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주빌레'는 느닷없이 할아버지 댁으로 향하는 기차에 오르지만 폭설로 멈춘 기차에서 인디언 소년 젭을 만납니다. 어쩔 수 없이 무작정 불빛이 보이는 와플하우스에 동도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치어리더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주빌레. 아니 사실은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기로 한 남자친구 '노아'와 연락이 되지 않자 초초합니다. 한편, 와플 하우스에서 만난 '스튜어트'란 이상한 남자아이의 제안으로 어쩌다 그 집에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난감하게 개울가에 빠지며 두 사람은 러브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스튜어트 집에 당도해 마담뚜를 자청하는 엄마의 도움으로 러브 바이러스는 활성화되기에 이릅니다.



게다가 네가 개울에 빠지고 낯선 동네에 있다고 했는데. 그래도 전화를 끊었지? 나 같으면 당장 달려올 거야. 눈이 오거나 말거나 말이야. 바보 같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 같으면 그래. 내가 조언 하나 할까? 만약 노아란 애가 헤어지자고 말하지 않으면 네가 먼저 뻥 차버려."

P92

어머나! 너무나 박력 있고 매력적인 고백 아닌가요. 스튜어트가 과거 클로에라는 여자친구에게 받았던 상처를 고르란히 답습하고 있는 주빌레에게 충고를 가장한 고백을 하는 장면입니다. 아오 짜릿한 이 대사! 누구보다도 그 아픔을 잘 알고 있는 스튜어트는 주빌레가 그렇게 이용당하길 원하지 않았죠.

 

 

계속 '스튜어트'의 캐릭터가 머릿속에서 돌아다녀서 가상 캐스팅을 해봤습니다. 영화 <케빈에 대하여>와 <월 플라워> 최근 <신비한 동물사전>으로 알려진 '에즈라 밀러'가 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더라고요. 부디 아직 캐스팅이 진행 중이라면 (한국에 있는 독자의 작은 바람이 온 우주의 기운을 받아 닿기를 ㅋㅋ)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단 헛소리를 해봅니다.

 

세 번째 이야기 '돼지들의 수호신'은 먼저 등장했던 '젭'이라는 잘생긴 인디언 아이와 연인 사이였던  '애디'의 이야기로 마무리됩니다.  《렛 잇 스노우》를  즐기는 비법 중 하나는 어느 하나 허투루 지나칠 등장인물이 없다는 겁니다. 세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행동이 다른 에피소드에서 나비효과가 되는 마법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거든요.

 

한편, 서로를 반쪽으로 알아본 후 사랑을 키워나가지만 진중하고 무뚝뚝한 성격의 젭에게 서서히 불만을 느끼게 된 애디는 한눈을 팝니다. 그로 인해 두 사람은 헤어졌고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며 애디는 자신의 실수를 후회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시 붙잡고 싶지만 폭설로 연락이 끊긴 젭 때문에 크리스마스 내내 조울증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죠.

인간은 누구나 결함을 가지고 있단다. 누구나 그래. 누구나 실수를 저지르게 마련이란다.

P262

폭설이 오든 말든, 친구의 티컵 돼지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간 (세상에, 미국 스타벅스는 새벽 5시 오픈인가 봄. 프랑스에서 오후 5시가 마감 시간인 거 보고 기겁했던 1인. 참고로 한국 스타벅스 폐점 시간인 11시로 가장 길다고 함) 해가 뜨기도 전에 스타벅스로 출근한 애디는 정신없는 시간을 보냅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스타벅스'는 거대 커피 체인점이라는 상업적 이미지 대신 여섯 쌍의 연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구심점 같은 존재입니다. 스타벅스에서 사랑을 확인한 젭과 애디를 비롯해 폭설로 빚어진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이루어지는 낭만적인 공간이죠. 특히 외국은 저 자주색 의자로 인테리어가 통일되어 있나 봅니다. 몽마르뜨의 스타벅스에서도 젭과 애디의  자주 색 의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사춘기 연애를 해봤다면 정말 100% 아니 200% 공감할 내용들! 무미건조한 일상을 떠나 12월이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던 소녀감성 지수가 되살아나는 효과 직방 처방전이 책 속에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읽기 좋은 시즌 소설로 로맨틱한 크리스마스를 꿈꾸는 모든 이에게 필요한 선물 같은 책이네요. 미리 해피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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