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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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테드 창'이라는 과학도 겸 작가라는 네임밸류 보다 <에너미>,<시카리오:암살자들의 도시>의 감독 '드니 뵐뇌브'의 신작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테드 창'은 1990년 등단 후 발표한 중. 단편이 총 15편뿐인 작가로 과학소설계의 권위 있는 상을 거의 휩쓸다시피한  작가입니다. 나머지 작품과 미발표 신작을 담은 7편의 작품이  2017년, 두 번째 작품집으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덧붙이자면 그의 단편집 중 '이해'라는 작품도 영화화 결정이 된 상태입니다.

 

그중 영화 <컨택트>는 8편의 단편이 실린 책 《당신 인생의 이야기》의  '네 인생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는데요. 단편이지만 굉장한 몰입감과 독특한 시간 구성이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하게 합니다. 지금까지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을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시도로 표현해 내고 있네요. 물리학과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소설가답게 새로운 지적 유희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에'라는 의문은 이 책의 근간으로 여덟 편의 단편들을 끌고 가는 힘입니다.


 

▲영화 <컨택트,arrival>

 

​'네 인생의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갑자기 지구인 앞에 외계 생명체, 자세히 말하자면 거대한 체경(큰 거울) 모양을 한 우주선이 당도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이유로 지구에 왔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침공, 선진문물 전달, 거래, 관광 등 각종 추축이 난무하는 가운데, 언어학자 '루이즈 뱅크스'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죠. 그들의 언어라고 간주할 수 있는 '헵타포드(일곱개의 다리) B'를 터득한 순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한 서술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마치 시간이란 거대한 뫼비우스의 띠지 속을 탐험한 기분입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다시 앞장을 펼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우리와는 확연히 다른 언어체계를 쓰며, 루이즈는 그것을 연구하면서 점점 그들의 언어 방식으로 사고하고 말합니다. 그 경계가 모호한 인식의 변화를 딸에게 들려주는 서술 방식이 쉽게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한 번 읽고 끝낼 소설이 아닌, 몇 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  유난히도 영화 개봉일이 기다려지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그밖에 야훼의 성지, 하늘의 천장에 오르고자 했던 사람들이 이야기 '바빌론의 탑', 호르몬 K의 부작용으로 뇌의 활성화가 급격하게 진행된 남자의 기묘한 이야기 '이해', 한 수학자의 수학을 부정하는 증명 이야기 '일흔두 글자' , 인류 과학자들의 지성이 인류의 과학 발전을 따라갈 수 없게 된다면? '인류 과학의 진화', 신과 천사들의 지구 방문을 통해 재앙과 축복을 배분한다는 상상 '지옥은 신의 부재', 아름다움과 추함을 관장하는 뇌의 기능을 차단할 수 있다는 가정의 출발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다큐멘터리' 등을 읽어본다면. 인간은 한낱 우주의 티끌에 불과함을 자각하게 합니다.

 

​새로운 SF 소설을 탐닉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이제까지 생각하지 못 했던 의문과 상상력을 고취시키며, '과연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은 진실일까?'라는 강한 의구심을 품게 하는 영리한 소설들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길에 당도한 인류에게 과학과 인간의 한계,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예고해볼 수 있는 작품집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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