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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7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7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10월
평점 :
올해 소비 트렌드를 정리해 보고 내년을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시리즈를 읽을 때가 됐으니 연말이 다가왔음을 실감하네요. 정말 다사다난 했던 2016년, 다른 해보다 키워드로 정리해 보니 굵직굵직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기쁘고 훈훈한 뉴스거리는 아니라는 게 함정이긴 하지만요. 안타까운 점은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터지는 바람에 온 국민이 시름에 빠지거나 관련 대책이 없어 혼란스러웠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7》는 저성장, 저금리 침체기에 빠진 대한민국이 다시 열심히 뛰고 전진하길 바라는 희망으로! 2017년 정유년 닭 띠 해를 맞아 '치킨 런(CHICKEN RUN)'을 키워드로 삼았습니다. 매년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의 전통을 이어받아 그 해의 10대 트렌드 키워드 첫 글자를 모아 해당 연도의 띠 동물을 포함하는데요. 대한민국은 치킨 공화국이라는 명성과 '꿩 대신 닭'이라는 차선책의 의미, 아침을 깨우는 수탉의 울음소리에 희망을 담았다고 합니다. 색깔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트렌트 코리아의 상징 중 하나인데요. 올해는 정유년의 십간 정(丁)의 붉은색 중 부드럽고 대중적인 '핑크'를 삼았습니다. 건강과 여성의 취향이 반영된 색을 사용한 이유는 대한민국 경제에 건강한 활력이 회복되길 희망하고 여권신장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7》는 크에 두 파트로 나눌 수 있습니다. '2016년 소비 트렌드 회고'와 '2017년 소비 트렌트 전망'인데요. 앞서 《트렌드 코리아》 선정 2016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한국 시장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2016년 10대 상품 리스트를 살펴보면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세태를 알 수 있거든요. 종합해 보면 첫째, 가성비의 법칙이 여전히 유효, 작은 노력으로 다양한 소비 니즈를 충족 시킬 수 있는 기술이 인기였습니다. 간편식, O2O 앱 등으로 모바일 결제와 1인 가구의 확산으로 가능했습니다. 둘째, 사회의 권위에 있던 가치들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저씨가 개저씨로 희화되면서 친근해진 아재로, 영화 <부산행>과 <터널>은 무능한 정부를 등지고 소시민이 살아가는 법을 다뤄 인기를, 가습기 살균제와 치약 등 화학품에 대한 불신으로 소비자가 직접 해결책을 찾는 일이 빈번해졌습니다. 셋째, 모바일 기술이 일상에 스며들며 중간 유통을 줄이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접 연결이 가능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일상에 재미를 추구하고 현재를 즐기려는 젊은층의 마인드 변화로 메신저 캐릭터 인기, 저가 음료로 잠깐의 여유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2016 10대 트렌드>
Make a ‘Plan Z’ ‘플랜 Z’,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
Over-anxiety Syndrome 과잉근심사회, 램프증후군
Network of Multi-channel Interactive Media 1인 미디어 전성시대
Knockdown of Brands, Rise of Value for Money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
Ethics on the Stage 연극적 개념소비
Year of Sustainable Cultural Ecology 미래형 자급자족
Basic Instincts 원초적 본능
All’s Well That Trends Well 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
Rise of ‘Architec-kids’ ‘아키텍키즈’,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
Society of the Like-minded 취향 공동체
올해는 붉은 원숭이해로 1인 미디어의 발달과 과잉근심사회가 나은 케미컬 포피아, 역시나 가성비의 유행이 진행중, 브랜드의 몰락 가치를 소비하는 문화가 각광받았습니다. 또한 더 자극적인 것이 주목받는 시대로 직설, B급 정서, 극단성 있는 제품과 문화가 사랑받기도 했고요. 남 눈치 보지 않고 개인의 취향을 즐기는 정서도 확산되어 예술영화 전용관, 덕밍 아웃, 큐레이션 책방이 인기 있었습니다.
<2017 소비 트렌드 전망>
C'mon, YOLO! 지금 이 순간 '욜로 라이프'
Heading to 'B+ Premium 새로운 'B+ 프리미엄'
IAm the 'Pick-me' Generation 나는'픽미세대'
'Calm-Tech', Felt but not Seen 보이지 않는 배려 기술, '캄테크'
Key to Success: Sales 영업의 시대가 온다
Era of 'aloners' 내멋대로 '1코노미'
No Give Up, No Live Up 버려야 산다, 바이바이 센세이션
Rebuilding Consumertopia 소비자가 만드는 수요중심시장
User Experience matters 경험 is 뭔들
No One Backs You Up 각자도생의 시대
사실 2017년 세계 동향도 어둡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적으로 국수주의적 보호무역으로 회기 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가운데 국내는 김영란법과 대규모 기업구조조정으로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하지만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 논의된 4차 산업혁명에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듯싶은데요. 인공지능, VR, AR, IoT, 자율 주행차, 드론 등 디지털 영역의 기술이 주목을 받겠습니다. 살기 어려운 시대일 수록 대중문화는 판타지를 만들기에 급급하기 마련이죠. 현재 제작 진행 중이거나 방송 중인 드라마와 영화에서 두르러 지는 현상이 바로 비현실적인 오락거리란 사실이 반증합니다.
가성비를 넘어 'B+ 프리미엄'을 즐기는 현대의 소비자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럭셔리와 명품의 중간쯤인 'B+ 프리미엄'은 대중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입혀 업그레이드 한 상품을 말합니다. 내가 지불한 돈에 비해 가장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의 구매를 즐기는 의미로 일상에서 조금의 특별함을 찾고자 하는 고객층을 끌어들입니다.
더 이상 희망적인 미래가 보이지 않는 세태를 반영하는 '욜로 라이프(YOLO)'는 '단 한번 뿐인 삶을 가치 있게 보내고 싶은 층'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입니다. 현재를 즐기라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과는 조금 다른 버전으로 포켓몬 고를 하러 속초로 무작정 떠난 다거나, 전세금을 빼서 세계여행을 하는 등 각박한 현실에서 버킷리스트를 지워가는 일을 즐깁니다. 이는 나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하는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픽미'와 결합해 '픽미세대'를 양산했는데요. 이는 유년기부터 모바일을 통해 세상을 보았던 세대로 사회에 대한 불신이 크지만 그 안에서 생존방식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선택해주길 갈망합니다. 이들은 소비의 주체는 아니지만 소비 패러다임을 바꾸는 세대이기 때문에 주목해야 하는 중요한 세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픽미 세대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자연스럽게 1인 세대를 낳고, 끊임없이 SNS를 통해 인증하고 소통하는 '1코 노미'문화를 만들기도 합니다. 미혼, 비혼, 딩벳족, 캥거루 족 등 1인 가구 소비 시대를 대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불안하고 불투명한 사회가 낳은 '각자도생'삶도 씁쓸한 웃음을 만드는데요. 잦은 기상 이변과 국가의 불신, 사라진 연대 속 혼자 살아가야 할 기본 생존 개념을 읽혀두고 세상을 대비하기도 합니다.
경험을 통해 만들어 나가는 콘텐츠 즉, 체험경제인 VR, AR 등이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이며, 소비의 범위를 물건 구매에서 라이프스타일 경험이라는 여가활동으로 확장도 주목할만합니다. 이는 과거의 소유에 주목하던 소비에서 경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조용하게 생활 속에 스며트는 IoT인 캄테크도 주목받고 있는 이유죠.
장기 불황과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후 소유보다는 향유와 공유에 익숙해지는 일본인들의 영향을 받아 한국에서도 필요 없는 물건을 최소한으로 하고 불필요한 물건은 버리는 삶. 미니멀리스트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공유나 대여를 통해 차, 집, 옷, 등을 빌려 쓰는 개념은 공유경제, O2O, 온디맨드, 수요중심시장의 진화를 촉발하기도 합니다. 소비자가 만드는 수요중심시장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죠.
2017년 소비 트렌드 10가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최순실 게이트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라는 키워드가 내년엔 큰 파국을 몰고 올 겁니다. 아마 내년 세계 경제를 포함해 대한민국의 경제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속담 시기적절한 때도 없네요. 하지만 새벽을 알리고 전진하는 닭의 희망찬 기운을 받아 2017년 정유년 닭의 해 치킨 런!! 걷고 뛰고 날아가는 대한민국의 경제활력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