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노후빈곤 -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선데이마이니치 취재반 지음, 한상덕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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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된 경제상황, 불안한 시대, 초고령 국가로 진입이 빨라지고 있는 한국은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49.6%로 1위, 증가 속도 1위, 노인 자살률 1위, 75세 이상 노인고용률 1위로 소위 '죽지 못해 일한다'라는 말을 실감케 합니다. 우리 모두 비참한 노후를 맞지 않기 위한 논의가 시급한데요.  모두가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외면하기에 급급한 상태,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임을 직시해야 합니다. 우리보다 앞서 모든 상황을 겪은 일본을 본보기로 해답을 찾아 봅니다.


《탈, 노후빈곤》은 고령자의 빈곤과 고립이라는 현실을 파헤친 '선데이 마이니치'의 장기 연재 르포를 책으로 옮겼습니다. KBS TV 다큐 시사기획 창에 방송되며 화제를 모아 한국에 소개되었죠. 읽는 내내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이유는 선진국  중에서도 노인복지의 선구자인 일본의 현재 모습이란 점입니다.


'평생 현역'이라는 말은 듣기 좋아 보이지만 80세 나이에도 일한다는 건, 실은 일해야 살 수 있는 현실의 다른 말이다.

P20

책은 총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령자의 빈곤한 삶, 내 집 마련이 노후 파탄의 원흉인 이유, 혼자 맞이하는 쓸쓸한 노후, 고립이 낳은 고령자 범죄, 그리고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지 대책을 논의합니다. 후반부 대책 부분이 부실한 감은 아쉽습니다.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중점을 두는 서술 방식도 괴로움과 안타까움을 동반합니다.


현재 노령자들은 연금이 있지만 연금만으로 부족해 일하는 노령인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요. 아베가 추진한 '국민건강보험'은 국고 부담을 낮춰, 국민건강보험 가입자 중 고령자나 비정규직 노동자가 늘어나 체납이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보험료가 치솟게 되었죠. 결국 식비를 아껴가며 살고 있는 노령인구에게 병원 문은 턱없이 높았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노후빈곤으로 전락합니다.

 

가혹한 노동 환경에 몸과 정신이 피폐해져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는 중년 싱글이 급증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아예 독립을 하지 않는 히키코모리 족부 터 결혼하지 않고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자식과 동거하는 노부모는 연금을 자식과 나눠 쓰고 있기도 합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가족 형태이기도 합니다. 책에서는 장기전에 돌입할 수 있는 저소득 노후를 위한 플랜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자식과 진솔하게 '돈'문제를 상의하고 계획을 세워 자신을 파악하고 계획하는 현명함을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연금이 시작되었더라고 계속 주택 대출을 갚고 있는 60-70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은퇴 전 평균 이상의 수입이 있었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을 위해 장기 대출을 해놓은 상태, 하지만 무리한 내 집 마련은 노후를 위험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평생 받을 수 있는 임금 폭이 줄어들었고, 퇴직금도 연금도 줄어드는 시대, 최저 금리에 세제 우대 금리가 오를 전망이라며 30, 40대 부동산 구입 열기가 뜨겁기는 한국도 마찬가지! 하지만 수십 년 뒤 그나마 받는 연금을 대출금으로 돌려 막기 하고 싶지 않다면 장기 대출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학창시절에는 수험 전쟁, 사회인이 돼서는 출세 경쟁 등 언제나 경쟁만 하면서 살아온 세대입니다. 가정을 돌보지 않고 일에만 매달리다 정년퇴직을 하고 나니 가정에서 설자리가 없는 것이지요. 고도성장기를 지탱했다는 자부심이나 남존여비의 가치관이 뿌리 깊이 박혀 있어 지역 사회 내에도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가 되어버립니다.

P153​

점점 확대되는 노령자 빈곤 문제는 독거노인 증가, 고독사와 연관 깊습니다. 게다가 고립으로 인한 고령자 범죄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고령자 스토커 문제는 흔히 베이비붐이라고 불리는 전후세대가 갖는 특징을 기반으로 합니다. 고도 경쟁 시기에 자신의 감정을 표출할 수 없던 세대가 노년이 되면서 비로소 자아를 찾는 것이죠. 그러면서 못다 한 사랑에 대한 집착이 심해져 스토커로 전락한다거나 의지할 곳 없는 고립감과 불안감에 노인 절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생활고와 노인부양이 만든 노부부와 자식의 동반자살도 늘고 있어 안타까움과 두려움이 커집니다.

 

마지막 장에서 이야기하는 탈 빈곤, 탈 고립 대책은 이렇습니다. 생활 파탄을 위해 공적 제도를 적극 이용합니다. 남에게 폐 끼치기를 병적으로 싫어하는 일본인들의 미덕은 의외로 사회보장제도 혜택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건강을 돌보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본은 부모 요양으로 인한 캐리어를 고려하는 제도가 있다고 합니다. 노인 고립은 고독사와 같은 비참한 죽음을 낳습니다. 부디 혼자 고립되지 않도록 주변의 관심과 스스로 적극적으로 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마음가짐도 중요합니다.

 

100세 시대에 느닷없이 찾아오는 질병과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사실 늦었다고 볼 수 있지만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죠. 일본은 우리나라와 닮았습니다. 저성장. 고령화. 저출산이라는 삼종세트는 일본이 이미 전처를 밟은 현상입니다.

이제 일본은 한 걸을 더 나아가 노인 빈곤, 노인자살,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하루빨리 준비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국민연금 제도, 내 집 마련으로 인한 장기 대출 등 우리나라도 노후 파산을 예고하는 낙후된 시스템이 많습니다. 노후는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영생을 사는 사람이 없듯이 순간 우리 곁에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은퇴 후 노년 빠르면 빠를수록 준비하는 100세 시대를 맞이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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