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비가 오면
현현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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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도시 파리, 비에 젖은 파리를 걸어야만 비로소 '파리지엥'이라고 할 만큼 비가 자주 오는 도시입니다.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우산을 필수죠. 혹은 비에 젖어도 개의치 않을 너그러운 마음을 준비했다면 당신은 파리지엥이 될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당신의 메마른 마음을 촉촉하게 적혀 줄 현현의 감성 그림 에세이 《파리에 비가 오면》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을 테죠.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려봤습니다. 주인공이 갑작스레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이런 말을 합니다. "파리는 빗속이 제일 예쁘죠." 맞아요! 파리는 비가 올 때 가장 빛을 발하는  도시입니다.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도시인 만큼 큰 건물 없이 일제히 열 맞춰진 건물들이 건축적인 아름다움을 더하는데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이  어느 구역에서나 보이는 마법은 바로 이런 이유랍니다.

 

그라폴리오에서 연재하며 인기를 얻은 현현 작가의 그림 에세이가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빗속에서 사랑하고, 이별하고, 그리워하며 다시 만나는 연인의 달콤함을 담은 채로요. 파리 특유의 기분 좋은 우울함과 비의 촉촉함이 그림과  유독 잘 어울리네요. 파리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던 작가는 비가 오는 파리의 감수성을 제대로 풀어 놓습니다.

 

 

작가 현현은 늘 우울한 듯하지만 따스하고, 낭만적인 듯하지만 잔잔한 그리움이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기억 저편에 점점 흐려지고 있는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회상할 수 있다면 그것도 퍽 낭만적인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파리 곳곳의 풍경과 아름다운 연인은 현현 작가와 여자친구를 모델로 했는데요.  파리라는 향수를 뿌린 듯 은은한 비 냄새가 책 속에 가득, 한 장 한 장 애타는 마음이 전해집니다.

 

《파리에 비가 오면》에는 마음을 위로받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사랑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책은 읽는다는 것보다 본다는 쪽에 가까운 파리의 풍경, 인물, 계절을 담은 수채화입니다. 몇 백 년씩 된 오래된 건물과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도 시간을 흘러갑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계절을 돌고 돌아 다시 당신의 품으로 향하는 그리움의 끈을 놓치지 않고 싶은 분들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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