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언트 - 영어 유창성의 비밀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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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연 작가의 《플루언트》는 대국민적 숙원 소망인 영어 유창성의 비밀을 낱낱이 밝힙니다. 저자의 다른 책도 재미있게 읽었고, 영어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수포자, 국포자는 있어도 영어만은 기필코 마스터해야만 한다는  한국인에게 영어의 본질과 차이점, 어려운 점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자 하는데요. 영화와 문학, 역사를 넘나드는 해박한 비유가 적절하게 녹아들어 간 인문학서란 느낌도 듭니다.


처음 언어를 배울 때 인문학적인 배경도 같이 공부한다면 능률적인 학습이 된다는 걸  《플루언트》를 통해 실감합니다. 무턱대고 알파벳과 To 부정사, Be 동사를 달달 외우는 것보다 앞서 언어의 인문학은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지금은 권력의 핵심이 계급에서 국가로 넘어가면서 언어가 중요한 권력이 되었지만. 18세기 이전의 인간 사회에는 사회 계급이 가장 큰 정체성을 이루며 일종의 '계급어'인 라틴어(유럽 사제), 프랑스어(유럽 대륙의 귀족 계급), 한문 (동아시아 사대부)이 있었습니다. 20세기 이후 '국가'가 등장하면서 '국가 표준어'가 생기게 되고, 앞다투어 표준어를 만듭니다. 세계 공용어라는 영어조차도 사실은 표준어가 없으며 규범이라는 틀에 박혀 영어를 속박하지 않아야 언어라는 정의를 내립니다.

 

즉 우리가 그렇게 문법과 시제에 맞게 말해야 한다고 배워왔던 영어 교육은 사실 실제 대화에서는 필요 없는 관념적인 언어일 뿐인거죠. 언어는 끊임없이 사용자의 편의와 필요에 따라 변화하니까요. 그렇다면, 한국인이 영어의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책에서는 크게 다섯 가지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첫째, 한국인과 미국인은 생각의 순서가 반대입니다. 미국인은 작은 것에서 큰 것 순으로, 한국인은 큰 것에서 작은 것 순으로 생각합니다. 리처드 니스벳의 어항 사진 실험, 항공 사진 실험을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둘째, 한국어에 비해 영어는 빌트인 된 뉘앙스 숫자가 너무 적어서 단어를 꼬아 모자라는 표현을 보충한다는 점입니다.  셋째, 한국어는 직관적이고 영어는 추상적이라는 것. 이 '추상'과 '구체'의 차이를 알아차리는 감을 길어야 함을 놓치지 않고요. 넷째, 영어는 주어의 선택이 제한적이로 동사가 방향을 결정하는 주어보다는 동사가 힘을 갖는 구조입니다.  다섯째, 영어 단어는 같은 단어라고 해도 (단어가 휜다고 표현)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후반부에는 풍부한 언어력을 기르는 방법으로 문화적 독해력 기르기, 다양한 고전 및 시 읽기, 서양 철학을 이해하는 법을 추천합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언어 자체만을 배우기 보다 그 나라의 문학과 문화의 산물 (영화, 연극, 미술 등)을 접촉해서 만들어져야 합니다. 외국어의 문법, 억양을 모두 마스터하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동사와 단어만으로 이뤄진 짧은 문장부터 말해보는 겁니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영어에는 표준어가 없듯이 영어를 쓰는 나라와 당사자의 언어 능력에 맞에 문법을 적절히 파괴하고 이어붙여 뜻이 통하는 방법이 중요합니다.

제목 '플루언트(FUENT)'처럼 언어를 유창성은 누구나 꿈꾸는 바람일 겁니다. 책을 통해 한국어가 영어와 달라 겪게되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기회가 되었는데요. 외국에 나가보니 생각보다 몸짓, 표정, 단순한 단어 만으로도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했습니다. 뭐든지 시작하려고 하면 장비부터 사 모으는 한국인의 특성상 영어에도 유난스러움을 떨쳐내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진정한 '링구아 프랑카(Lingua franca. 외국인들이 의사소통할 때 쓰이는 플랫폼 언어)'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 보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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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2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구입해서 봐야겠네요.

doona09 2016-12-02 15:1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