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세계사 - 5000년 인류사를 단숨에 파악하는 여섯 번의 공간혁명
미야자키 마사카쓰 지음, 오근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그동안 세계사 책은 연대순, 특정한 사건 순, 특정 인물 순으로 쓰였습니다. 역사라는 것이 패자보다는 승자의 관점에서 전해기 때문에  좀처럼 편향된 시각이 아쉬웠는데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오천 년의 인류사를 여섯 번의 공간으로 나눠 기술하는 책을 만났습니다. 즉, 공간에 따라 세계사를 따라가는 방법으로 역동성과 확장성이 느껴집니다.


문득 책을 잃다 스마트폰 화면을 켜봅니다. 어플과 이미지, 음악, 동영상 등으로 '공간 부족'이란 메시지가 뜨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는 남겨두어야 할 것과 삭제해야 할 것을 고르느라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저자 또한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공간'이란 큰 줄기로 나뉜 세계사에서 책 속에 담아내고, 덜어내야 하는 역사를 고민했을 흔적도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더하자면 교사 출신답게 간단명료하고 재미있게 풀어쓴 세계사가 이해를 돕습니다.

저자 '미야자키 마사카쓰'는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의 저자로 ​시간의 흐름으로 파악하는 방법에 회의를 느끼고  공간의 확장을 주목합니다. 책에 소개되어 있는 여섯 번의 공간 혁명은 이렇습니다. 강으로 일궈낸 농업공간 형성- 유목인이 이끈 유라시아 세계 형성-이슬람 제국에서 시작된 유목민과 상인의 유라시아 통합-대항해 시대 이후 바다와 대륙을 잇는 자본주의 근대 체제의 형성-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산업혁명의 자본 공간-인터넷의 발달로 형성된 현재 공간입니다.

 

  많은 것을 갖고자 하는 욕망이 세계를 움직이고 역사를 이뤄냈는데요. 지구 전체로 확장되어 있는 역사 공간은 인간의 욕망이 어떤 결과를 나타냈는지 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자동차나 비행기가 만들어지기 훨씬 전의 세계는 말과 배가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육지와 바다를 점령했습니다. 이로써 드디어 차, 설탕, 커피,  카카오, 향신료 등 자본과 권력에 눈을 뜬 인간의 살육 전쟁도 일삼습니다.  그 후로는 '돈'이 등장함에 따라 전쟁이 본격화됩니다. 현재는 인터넷이라는 보이지 않는 강력한 수단이 세계 역사를 재편하고 있는데요. 1위를 내주지 않을 것 같았던 미국이 잠시 중국에 밀릴 수밖에 없는 역사도 어쩌면 '전자'라는 강력한 매개물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4차 산업혁명의 발달로 기계와 인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좋든 싫은 우리 곁에 바짝 다가온 AI, 인터넷은  인류의 역사와 공존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인류의 역사는 훗날 어떻게 평가될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국경 없는 세계 비즈니스 업무를 위한 교양서로 틀에 갇힌 사고방식이 지겨운 학생들에게 혹은 재미있는 역사서에 목마른 일반인에게 흥미로운 세계사로 기억될 책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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