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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사랑한 클래식 - 영화로 보고, 글로 읽고, 귀로 듣는 클래식의 세계
최영옥 지음 / 다연 / 2016년 6월
평점 :
좋은 영화를 만났을 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아름다운 영상과 주옥같은 대사들, 배우들의 연기 등 영화의 감동을 오래도록 즐기는 방법은 각기 다를 것입니다. 여기에 음악을 듣는 순간 그 장면이 머릿속에 연상되며 영화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OST까지 더해진다면, 영화의 감동이 배가되며 긴 여운으로 남을겁니다.
이제 영화제작에서 OST는 영화 질향상과 팬을 확보하는 중요한 매체인데요. '한스 짐머'나 '엔니오 모리코네'처럼 직접 영화 음악을 만드는 음악 감독부터 《원스》, 《비긴 어게인》, 최근 《싱 스트리트》까지 음악 전문 감독이 무색해진 '존 카니'감독처럼 OST가 영화 스토리와 매칭 되어 인기를 얻는 감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영화와 음악을 떼려야 뗄 수 없는 분가 분의 관계임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재개봉 열풍으로 얼마 전 극장에서 <쇼생크 탈출>과 <인생은 아름다워>를 관람했습니다. 인생 영화로도 불리는 두 영화는 각기 다른 이유로 억압받는 '자유'에 관한 다른 관점의 영화인데요. 만들어진 나라와 감독도 다르지만 영화 속 주인공의 자유를 향한 고군분투와 적재적소에 쓰인 클래식 음악이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쇼생크 탈출>에서는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받은 주인공 '앤디'가 삭막한 교도소를 환하게 만드는 음악을 틀게 되면서 아름다움과 숙연함을 동시에 느낄 수가 있습니다.
나는 이탈리아 여자들이 노래하는데 아무 생각이 없었다. 나중에야 느낄 수 있었다. 노래가 아름다웠다.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꿈에서도 생각할 수 없는 높은 곳에서 아름다운 새가 날아가는 것 같았다. 벽들도 무너지고 그 짧은 순간에 쇼생크의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쇼생크 탈출> 중 레드의 독백
바로 죄수들과 관객 모두에게 따스함을 선사한 음악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이중창의 아리아 '포근한 산들바람'입니다. '편지의 이중창'이라고도 불리는 곡으로 영화의 내용과는 아무 상관없는 곡이지만 매우 중요한 장치로 쓰였죠. 아마 죄수들이 잊고 있던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기폭제로 '모차르트'의 음악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신적인 여유와 평온을 찾아주는 음악으로 시대를 떠나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음악가, 놓치고 있는 것의 소중함을 전해주는 음악으로 다양한 영화에서 사랑받는 음악가임에 틀림없으니까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역설적인 제목으로 사랑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던 영화에서는 어떤 클래식 음악이 더해져 빛을 내고 있을까 궁금해 집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유태인 수용소라는 불행한 상황 속에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아버지 '귀도'가 생각나는 명작입니다. 영화 속 음악은 때로는 영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로 활용되기도 하는데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는 '오펜바흐'의 <호프만 이야기>에 나오는 이중창 '뱃노래 : 아름다운 밤, 사랑의 밤'이 쓰였습니다.
이 음악은 사랑에 빠진 귀도가 오페라 극장에서 도라에게 사랑 고객을 할 때 쓰이기도 하고, 유태인 수용소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으로 사용되었는데요.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중 귀도가 도라에게 사랑 고백을 할 때 울리는 음악은 두 사람의 비극적인 운명을 암시하는 메시지로 쓰였습니다. 원래 이 음악은 호프만이라는 남성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은 내용으로 한눈에 반한 사랑, 그러나 이어지는 배신, 악마에게 연인을 빼앗기는 비극을 담고 있어 영화에서 어떤 장치로 활용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화가 사랑한 클래식》에서는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 속 배경음악으로 담긴 클래식을 들어보며 영화와 클래식 두 가지 교양을 향유할 수 있는 책입니다. 많이 대중화되기는 했지만 클래식이라고 하면 주춤하는 사람들을 위해 영화 속에 등장한 클래식과 영화 49편을 소개합니다. '그 영화에 쓰인 음악이 클래식이었나?' 싶을 정도로 대중화된 클래식부터 영화 전반을 아우르는 클래식까지 쉽고 재미있는 교양을 즐길 수 있기에 더할 나위 없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