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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의 연장통 - 당신을 지키고 버티게 하는 힘
신인철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2월
평점 : 
'《중용》을 아시나요? 네, 맞습니다. 공자왈 맹자왈, 《논어》,《논어》, 《맹자》같은 사서삼경 중 그나마 분량이 짧은 책이 바로 《중용》이요. 《중용》이란 단어를 처음 접하면 먼저 겁부터 나기 시작하죠. '아니, 내가 이 어려운 책을 어떻게 읽어, 이해도 불가능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독자들이 눈에 선합니다. 저도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한숨부터 나왔어요. 그런데 읽어보니 아닌 겁니다. 은근 재미있고, 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기까지 했어요. 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중국의 사서삼경이 흥미로울 수 있는지 지금부터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용의 연장통》은? 쉽게 이해하기 위한 지침서!
《중용의 연장통》의 가장 큰 장점은 어렵다고 느껴지는 《중용》에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이야기처럼 엮었다는데 있습니다. 사서삼경 중에서도 33개의 길지 않은 글들로 이뤄진 비교적 얇은 책이기 때문에 가장 가깝게 읽을 수 있다고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먼 이야기죠. 이런 점을 간파하고 어떻게 하면 쉽게 독자들에게 《중용》을 소개할지 저자의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서두에서 밝히기도 했지만 수천 년간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은 고전을 우리의 삶과 연결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써둔 책이라고요. 《중용의 연장통》을 읽고 흥미가 생긴다면 전통방식으로 펼쳐 낸 《중용》을 읽어보길 권한다는 바람을 적고 있습니다.
책의 챕터마다 그 장에서 중요시하는 주제와 아이콘이 보이는데요. 네 가지 연장으로 상징됩니다. 망치는 낡은 사고를 깨트리는 지혜가 필요할 때, 톱은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자리고 삶을 정돈할 때, 드라이버는 느슨해진 자신을 다잡고 싶을 때, 줄자는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앞일을 준비할 때 보면 어떨지 가이드라인이 되어 줍니다.
장대리와 신차장의 독서모임에 은근, 중독된다!
같은 회사사에 다니고 있는 장대리와 신차장은 매일 아침 출근 전 《중용》을 읽고, 삶에 대한 여러 가지를 논의합니다. 중용은 정도에서 벗어난 편법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는 수완을 발휘하는 사람들 관계에서 상처받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입니다. 또한 무한 경쟁과 인생살이의 어려움에서 일종의 지혜와 방법을 모색하게 하는 자기 계발서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부서에서 다툼이 있었던 장대리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매일 중용을 읽기 시작한 신차장의 배려와 리더십이 빛을 내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세상의 이치,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중용》의 구절을 통해 대입해보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시간에 은근한 기다림이 생기더라고요.
고전을 통해 현대인의 자기계발은 돕다!
이것 아니면 저것, 흑이 아니면 백으로 나누는 흑백논리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혹은 중용에서 공사부는) 이런 사상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가운데를 지키거나 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양 극단을 살피다'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서로 모순이 되는 양쪽 모두를 살펴 그중 상황과 주어진 환경에 맞고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하지 않는 길(中道)을 택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중용의 중은 단순한 가운데가 아니라 끝까지 해내는 정신과 힘이기도 하지요.
수천 년 전 '자사(공자의 손자)'가 쓴 지침서가 오늘날에도 적용되는 부분이 꽤 있는 것을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곳은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변형과 차이가 조금씩 있을 뿐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나 봐요. 처음에 이 책을 받았을 때 들었던 생각과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드는 느끼는 사뭇 차이가 있었습니다. 처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분명 조금(아주 미약할지라도)의 변화가 진행된 나라는 사실에 위안을 받으며, 인생이 꼬이는 시기에 곁에 두고 곱씹을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날로 기억하겠습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