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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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로 대한민국에 '오베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프레드릭 배크만'이 두 번째 소설을 냈습니다. 흔히들 첫 작품의 성공 후 찾아오는 다음 작품에 대한 우려를 '소포모어 징크스'라고 하는데요. '프레드릭 베크만 '특유의 시니컬함과 북유럽식 유머가 녹아들어 '오베'라는 캐릭터 이후 또 한 캐릭터가 생겼으며, 징크스 따윈 없어보이네요. 《오베라는 남자》에서는 오베와 아내와의 이야기로 감동과 웃음을 주더니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에서는 손주-엄마-할머니라는 3대를 통해 감동과 즐거움을  전달 받았습니다.

 <겨울왕국>의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엘사'. 할머니와 콤비를 이루며 따돌림에도 굳건 하던 '엘사' 덕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와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신념을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있다는 건 아군이 있는 것과 같다. 그게 손주들의 궁극적인 특권이다. 자초지종이 어떻든 항상 내 편이 있다는 것. 내가 틀렸더라도, 사실은 내가 틀렸을 때 특히. 할머니는 검이자 방패다.

P75

 

 

맞벌이가 대세가 되다 보니, 할빠 할마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죠. 주변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할머니지만, 엘사네 할머니는 좀 특별합니다. 괴팍한 성미에 동네 대장을 자처하는 여장부, 암에 걸렸다고 하는데 겉모습만 보면 절대 믿을 수 없는 술과 담배 애정 자입니다. 까질 하 기는 능가할 사람이 없지만 하나뿐인 손녀 엘사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할매. 엘사는 할머니만 있다면 세상 무서울 게 없죠. 마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처럼 혹독한 현실을 게임이라고 믿게 만드는 아버지의 부정을 생각나게 만드는 할머니의 넓고 큰 가르침, 깊게 되새겨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할머니가 만들어 놓은 '마이마스'는 둘만이 알고 있는 가상의 왕국으로 깨락말락 나라에 있는 여섯 왕국 중 하나입니다. 이 부분에서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혼동하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아아의 순수함과 할머니의 괴짜스러움이 반영되어 엘사가 처한 각박한 현실(왕따)를 떠나 상상과 자신감을 얻게 하는 할머니만의 묘책으로 소설 속 소설인 액자구성이라고 생각해 봐도 좋습니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는 자신의 죽음을 미리 예견한 할머니가 엘사에게 지시한 임무를 표현한 제목입니다. 아파트 입주민에게 보내는 편지를 엘사가 전하면서 다양한 이웃들과 함께 정을 나누고, 할머니를 추억하는 부분이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소설입니다. 친구 같은 할머니를 갑작스럽게 잃고 부모의 이혼과 따돌림으로 상처받은 엘사에게 할머니는 사이다 같은 시원한 멘토였습니다. 무심한 듯 보였지만 사실은 동네 사람 하나하나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할머니를 통해 엘사는 시련을 겪어내고 조금 더 성장하게 됩니다. 마지막에 맞춤법이 틀린 채로 엘사에게 편지를 남긴 할머니의 유언 아닌 유언의 첫 문장, 잊을 수 없는 문장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참,  봄이라 더욱 돋보이는 두권의 책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와 《오베라는 남자》의 파스텔 톤 표지가 산뜻하니 예쁩니다. ^^ 까칠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오베와 할매가 만약에 드립 대결을 한다면 누굴 응원할지 살짝 고민되네요. 오베를 잊고 있었는데, 5월에 영화로 개봉한다고 하니 다시 한번 오베를 만나볼 예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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