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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ㅣ 카피책 시리즈
정철 지음, 손영삼 이미지 / 허밍버드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은 글도 다시 보자! 죽은 카피에 생명을 불어 넣는 신의 손이 되고 싶나요? 좀비처럼 비틀비틀 거리더라도 다시 살려내고 싶은 단 한줄의 카피! 대한민국에서 30년 동안 카피 써가면 먹고 살아온 카피라이터 '정철'의 시선을 사로잡는 35가지 글쓰기 팁을 공개합니다.
누구든지 글을 잘 쓰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번뜩이는 카피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러 사람들을 위해 아주, 실용적인!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카피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한 글자》, 《내 머리 사용법》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카피라이터 정철의 책 《카피 책》인데요. 제목부터 대 놓고 카피를 위한 책으로 철저하게, 군더더기 없이 실용서임을 광고하고 있네요. 역시 카피라이터의 책 맞군요.
사실, 카피라는 것도 일종의 기술이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무조건 아이디어나, 멋진 문구는 찰나에 떠오른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정철은 연필을 쓰고, 머리를 쓰는 기술 서른다섯 개를 들이대고 있네요. 카피도 기술! 어떻게 사고하고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죽은 글이 될 수도 죽었다 다시 살아날 수도 영원히 살 수도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카피 쓸 땐 연필로 쓰지 말고 송곳으로 쓰라고
두루뭉술하게 쓰지 말고 송곳으로 콕콕 찔러 쓰라고
무딘 카피는 허파를 건드려 하품이 나오게 하지만
뾰족한 카피는 심장을 찔러 탄성이 나오게 한다고
심장을 깊숙이 찌르려면 송곳을 쥐고 카피를 쓰라고
P23
연필이 아닌, 송곳을 들고 읽는 자의 심장을 저격하는 방법을 카피라이터답게 쓰고 있습니다. 역시 낭중지추답게 주머니에 들어가 있어도 언제든지 그 날카로움은 튀어나오게 마련인가 봅니다. 저도 이런 글을 써보고 싶네요.
35가지 카피 기술 중 단연 중요한 것은 '구체성'입니다. 막연한 카피, 추상적인 카피, 관념적인 카피와는 멀어지도록 애쓰십시오. 구체적인 카피를 읽으면 더 생생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원하는 효과를 누리기에 최적화되기 때문입니다. 즉, 글자로 그림을 그리게 되는 효과! 그런 게 바로 멋진 카피가 되겠죠.
또한 낯설고 불편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를 붙여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불편함과 짜증은 호기심과 흥미도 유발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길지 않고 싹둑 잘린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합니다. 덕지덕지 부연 설명과 조사, 부사, 형용사가 붙어 긴 글은 가독성이 떨어지고, 읽히지 않아 쓰레기가 됩니다. 즉, 죽어 있는 글은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잖아요. 그 밖에도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는)사칙연산을 이용한 글쓰기! 말과 글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말장난 글쓰기! 리듬을 살리고, 반복을 즐기며, 나열을 하는 글쓰기! 등 머리를 쓰고, 손을 쓰는 '쓰기의 모든 법칙'을 고스란히 눌러 담은 책입니다.
자기 피알 시대에 글쓰기로 나를 표현한다는 것은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선거, 광고, 자기소개서, 기획서, 연설문, 연애편지, 논술, 카피 등 우리 주변에는 글을 써야 할 때가 참 많지요. 그럴 때마다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아요. 어떻게 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없다며 머리카락만 쥐어뜯고 있을 분들에게 《카피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카피는 창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카피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백날 텍스트로 책을 보면, 뭐 합니까. 써먹어야지! 일상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맛깔나는 《카피책》 한 뚝배기 하실래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