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문화심리학
김정운 글.그림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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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은 누구나 외롭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 더욱 외롭죠. 이 외로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선택해야 합니다. 외로움에 사무쳐 잊히든지, 외로움을 받아들이고 즐길 것인지.. 우리에게 괴짜 문화심리학자로 잘 알려진 김정운 교수가 이 고독을 즐기고 헤쳐나가는 법을 재미있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조금 덜 외로운 내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책 속에 있을 수도 있답니다.

김정운 저자는 나이 50에 지금까지 쌓아온 부와 명예를 버리고, 4년간 일본 전문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합니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100세 수명 시대에 50은 무엇이든 시작하기에 그리 늦은 나이가 아님을 깨닫게 되죠. '그동안 나는 누굴 위해, 또 무엇을 향해 달려왔는가'. 인생의 회한에 젖어 나 자신을 돌아보는 나이 지천명(知天命)은 격하게 외로워지는 시간인가 봅니다.

 

일본에 있으면서 느꼈을 지난 인생과 고독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김정운 저자는 '내 삶의 주인'이 되고자 부단히 노력합니다. 모두 다 이것이라고 믿는 이것을 저것으로 삐뚤게 생각해 보기도 하고요. 일본 구석구석을 홀로 다니며 외로움과 그리움, 문화충격을 몸소 체험하고자 합니다. 간간이 자신의 작품 활동도 잊지 않고 수록되어 있는데요.

 

모방을 통해 창작된 작품들은 또 다른 의미와 예술이 됩니다. 그 괴짜스러움과 키치스러움은 김정운 저자 특유의 분위기로 승화됩니다. 글과 심리학, 그림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충분히 외로워도 된다'라는 메시지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짧은 글 뒤에 이어 나오는 심리학 용어에 대한 설명은 어려운 심리학에 한발 다가서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한국 사람이 시기와 질투에 유난히 강한 이유는 짧은 시간에 성장한 '압축성장'이 기인한 결과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경제적 풍요가 서서히 진행된 서구 사회의 경우, 질투 관리 체계가 문화적으로 세련되고, 은밀하게 진행되었습니다만. 모든 것이 경제적 풍요에 집중되어 있던 한국 사회는 유난히 타인의 행복에 배가 아픕니다. 스타의 추락에도 은근한 쾌락을 느끼는데, 극적인 몰락에 비판적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은근히 팬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요즘처럼 SNS를 통해 미디어의 쌍방향이 이뤄진 사회에서는 더욱 심한데, 그 이분법적 사고 (옳다-그르다 등)와 화학적 작용을 이뤄 더욱 분노 사회가 진행됩니다.  

 

 

 

외로움을 금기하고 터부시하는 현대사회에서 어쩌면 우리는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매일 체크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SNS에 끊임없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고, 자랑질하고, '좋아요'수를 받지 못하면 초초해하고, 좌절하는 피로사회의 현대인들. 저자는 그 돌파구는 그림과 사색, 그리고 고독으로 치유했습니다. 또한 자기 디스적 유머까지 빼놓지 않고 말이죠. 우리들은 얼마나 못난 자신에게 관대해지고, 그것을 받아들이는가에  심리적 우울과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지만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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