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형제 동화집 허밍버드 클래식 6
야코프 그림.빌헬름 그림 지음, 허수경 옮김 / 허밍버드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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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알려진 동화 '신데렐라'나 '빨간 모자', '라푼젤','백설공주','헨델과 그레텔' 등은 현대에 들어 디즈니나 각종 애니메이션 산업에 의해 아이들이 좋아하도록 예쁘게 재탄생 된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림 형제 동화집》을 다시 읽어볼 필요성을 느꼈어요. 우리가 동화라고 생각하면 아름답고 순수한 해피엔딩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원래의 동화들은 잔혹하고 훨씬 거친 면이 많답니다. 어른이 되고 보니, 어른의 잣대로 보이는 동화들이 현실과 많이 닮아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허밍버드에서 나온 《그림 형제 동화집》에는 삽화들이 들여 있는데 아기자기하고 예쁜 그림체라기보단 괴기스럽고 섬뜩한 장면이 인상 깊습니다. 우리가 흔히 '그림 형제 동화집'이라고 하면 그림 형제는 순수 창작물로 생각하는데요. 우리나라 설화나 구전 이야기가 그렇듯이 서양도 그 당시 농부, 아낙, 대장장이, 사냥꾼, 보부상 등 여러 직업군의 사람들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를 모아 재편집한 것이라고 합니다. 민담을 수집한 후 에로틱한 묘사는 빼고 종교적인 색채를 더하는 등 각색을 거쳐 지금의 동화가 탄생한 것이지요.


<백설 공주>편에서는 디즈니에서 각색 한 건지 제가 생각했던 <백설 공주>와는 다르더라고요. 왕비가 준비한 독이든 사과를 먹고 잠이 든 백설 공주를 난쟁이들이 죽을 줄 알고 성대한 유리관에 넣어 장례를 치르는 장면 말입니다. 어느 날 숲 속을 지나던 왕자가 백설 공주를 보고 관을 달라고 하는데요. 관에 든 공주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겠노라고 난쟁이에게 거듭 청을 한 후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 이송 도중 흔들리는 관 때문에 베어 문 사과 조각이 목에서 튀어나오면서 잠에서 깨게 되는데, '잠자는 숲 속의 공주'와 '백설 공주'와 혼재되어 이해했었나 봐요. (바보) 왕자가 키스를 해서 깨어나는 장면이 아니라 흠칫 당황했습니다. 이렇듯이 원서를 읽으면 잘못 알게 된 내용도 알 수 있고, 전혀 몰랐던 신기한 동화들도 알게 되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답니다.


<아셴푸텔>편에서는 <신데렐라>이야기를 알 수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민담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그림 형제는 종교 탄압을 피해 헤센 주로 들어온 프랑스 신교 여인들에게도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해지는데요.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게르만 민족이 역사와 중부 유럽의 역사가 혼재되어 있다는 점을 <아셴푸텔>로 알 수 있습니다.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의 <신데렐라>와 그림 형제의 <아셴푸텔>이 비슷한 이유가 이유가 바로 이것이겠죠. 게다가 아이들이 보면 무척 충격적인 장면들이 많습니다. 아셴푸텔의 의붓언니들이 구두에 발을 넣기 위해 발가락을 자르고, 뒤꿈치를 잘라내는데요. 욕망에 사로잡힌 의붓언니와 계모의 탐욕스러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장면입니다. 후에 이들에 대한 후속 조치가 한 번 더 가해지는데, 비둘기 두 마리가 와서 눈을 쪼아버립니다. 그 후 언니들은 사악함과 거짓됨 때문에 죽을 때까지 장님으로 살았다는 뚜렷한 권선징악 결말이 도드라졌던 잔혹동화!


 

여러 버전의 그림형제 동화집이 있지만 허밍버드에서 나온 이번 동화집은 소설가, 시인 등 동시대를 호흡하는 문인들이 우리말로 번역하여 여느 고전 시리즈와는 다른 읽는 맛과 여운을 선사하는 '허밍버드 클래식' 시리즈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 <어린 왕자>, <빨강 머리 앤>, <안데르센 동화집>을 잇는 여섯 번째 책은 <그림 형제 동화집>! 시리즈로 모으길 좋아하는 분들은 예쁜 소품이 될 것 같아요. 같이 주는 성냥도 빈티지해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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