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 어게인 여행 - 인생 리셋을 위한 12가지 여행법
이화자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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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주는 의미 여러분들에게는 어떤 것인가요? 매력적인 여행지에서 만나는 낯섬, 멋진 경관, 형용할 수 없는 감탄사가 나오는 유적지, 소박한 사람 사는 냄새가 주는 따스함.. 내가 사는 곳에서 느낄 수 없는 것들을 느끼고 싶어 떠나는 여행. 그 여행의 목적이 어찌 되었든 재충전을 도와주는 여행이 오래도록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된다고 생각해요.

 

 

《비긴 어게인 여행》은 남들 다가는 북적이는 곳, 인증샷에 목매다는 사진 여행이 아닌, 인생을 리셋하기 위한 12가지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목 또한 《비긴 어게인 여행》. 영화 <비긴 어게인>이 주는 느낌이 되살아나기도 하는데요. 책 표지의 아름다운 풍경은 '캐나다 옐로나이트'의 오로라 사진인데요. 단연코! 이 책을 집어 들게 하는 단 하나의 이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멋진 사진이 유혹하는 여행 에세이랍니다.

 

이 책의 작가 또한 우연한 기회에 일에 지쳐 떠났던 여행지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발견했다고 했는데요. 그만큼 여행이란 과부하가 걸렸을 때 조용히 '리셋'버튼을 누를 수 있는 용기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일상 속에 온전히 나를 위한 여행이 사치일 수 있는 각박한 현실 세계와 어지간히 타협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여행은 사치다'라는 말 속에는 금전적인 것을 떠나 돈 보다 더 가치 있는 시간을 내어야 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하지만 기계도 쉬어 주고, 리셋을 해줘야 다시 일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처럼 사람도 급격한 피로감과 결별할 때 다시 시작할 힘을 얻을 수 있잖아요. 여행은 그런 과정을 이어가주는 삶의 접착제와도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고 유명하지 않은 곳을 찾아가는 루트를 같이 하다 보면 계획되지 되지 않는 돌발적이고 우발적인 일들 가득한 삶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계획되지 않은 일들이 주는 당황스러움과 즐거움, 떨림과 흥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란 생각도 했답니다.


그동안은 남들이 다 가보는 유명한 곳을 패키지로 다녀왔었는데요, 그야말로 여행이 아닌, 관광이지요. 하지만 이 책을 접하고 나서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네요. 여행지에 가서 뭘 해봐야 하고 봐야 하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샌프란시스코에 장기 투숙을 하면서 느껴보는 현지인의 삶도 멋졌고요. 언어도 통하지 않아도 웃음으로 화답해 주는 베트남의 사람들 , 와이파이도 핸드폰도 안되는 곳이지만 엄마 같은 동네 아주머니들이 살뜰하게 반겨주는 아제르바이잔, 조지아에서 만난 스스럼없이 술잔을 기울여주는 아저씨들, 마다가스카르 칭기 국립공원이 날카로운 기암괴석들이 주는 압도감과 자연의 선물인 바오바브나무 장관, 영하 40도가 넘는 추위에도 오로라를 보기 위해 캐나다 옐로나이프에 보인 세계 각지의 사람들, 미얀마의 순박한 영혼들을 가진 사람들. 절대 패키지여행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경험들이 오롯이 나만의 인생을 즐기는 법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비긴 어게인 여행》 속에 나온 12가지 여행지 중 단 한 곳이라도 가보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생겼어요.  

 

 

최첨단의 것들이 가득한 도심지의 여행보다 작가가 선택하는 오지의 여행이 더욱 크게 다가왔던 것은 내가 있는 세상과 다른 것을 보는 일이 바로 여행이란 것을 자명해줍니다. GPD 지수가 높으면 뭘하나요, 최첨단 스마트폰을 국민 대다수가 가지고 있고, 빠른 인터넷으로 정보력이 좋으면 뭘할까요? 자살공화국인데요. 한국은 여유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매력없는 나라는 아닐까요. 당연히 누려야 할 '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있는 삶' 을 누리지 못해 고군분투해야만 하는  대한민국사람들. 여유롭게 사는게 어려운 사회지만 ,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여건이지만 대신 책으로라도 대리만족을 하고 힘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힘들고 고생했던 기억이 많은 여행일 수록 일상으로 돌아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는는게 바로 살아가는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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