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지음, 강주헌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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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극적인 제목이 눈에 들어오는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는 문화인류학과 사회 현상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으로 잘 알려진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의 유작입니다. 장장 11년에 걸쳐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LA REPUBBLICA》에 기고한 글을 모아 발간된 책으로, 19세기를 관통한 서구 식민지배의 산실인 ‘문명(선)과 야만(악)의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에 종지부를 찍은 레비 스트로스의 연구가 망라된 역작이라고 소개하고 있네요.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는 학교 다닐 때 들었던 교양수업에서 들어본 학자로 인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알게 해주었고, 흥미를 갖게 해준 사람입니다. 과거는 수업의 일환으로 어쩔 수 없이 배웠다면 현재는 진정한 지적 탐구로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로 만나게 되었네요.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진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21세기에도 여전히 고전으로 남아 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장의 글은 세대와 지역을 떠나 가장 핫한 문제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철학, 사회학, 예술, 광우병, 현상학, 문화인류학 등 인간이 행하는 다양한 분야를 두루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여러 챕터 중 식인 풍습과 광우병의 연관성을 말하는 부분이 인상에 남는데요. 식인 풍습에 대해 연구하던 학자들은 새롭게 발견한 부족들을  광우병의 감염경로를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그들은 특별해서(혹은 맛있어서라기 보다)가 아니라 가까운 친척의 시신을 먹는 것은 그 부족의 오랜 풍습이었고. 고인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한 방법이었습니다. 이런 풍습은 쿠루병을 발병 시켰고, 쿠루병과 비슷한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또한 공고해지며, 파장이 일어났습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라는 육류 섭취로 인해 난폭해지고, 더욱 잔인해진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한동안 사회적 이슈가 되며 대한민국에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광우병도 다시 들춰 봅니다. 지금은 많이 무감감해졌지만, 한때는 미디어의 톱기사를 자처하며 매일 광장에 모여 집회를 하던 성난 군중들과 정부의 싸움에 지칠 때가 있었습니다. 어느 부족에서 행해진 식인 풍습을 다루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광우병의 두려움에 대해 경고합니다.

당시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가 현재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읽힌다면 그만큼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겠죠.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인간이 고민하는 부분은 비슷한가 봅니다. 다양한 사회현상에 주목하고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한 오아시스 같은 책으로 다소 어렵지만 꼭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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