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대한민국은《나라 없는 나라》

나라 없는 나라 - 제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이광재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0월

2015년 혼불문학상 수상작 이광재 작가의 《나라 없는 나라》는 허구와 역사적 사실을 적절하게 엮은 팩션입니다. 매년 최명희 작가의 정신을 기리면 개최되는 문학상인데요. 1회 《난설헌》을 비롯해 2회 《프린세스 바리》, 3회 《홍도》, 4회 《비밀정원》 이 수상의 영애을 안았습니다. 5회는 동학농민혁명의 시작해 전봉준 장군이 체포되기까지 그리고 흥선대원군과의 관계를 담은 《나라 없는 나라》가 수상했는데요. 현재 동아시아의 관계를 생각해 볼 때 시의 적절한 수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4회의 《비밀의 정원》을 읽고 가슴 저릿한 사랑이야기에 눈물을 쏙 뺏던 기억이 떠오르자 이번 소설은어떤 이야기가 전개 될지 궁금해 졌습니다.

소설은 청아하지만 힘이 있습니다. 옛스럽지만  현 대한민국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그 문체는  마치 녹두장군을 연상 시킵니다. 기개와 절개로 세상의 낮은 자들에게 힘이 되었던 전봉준 장군.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고 했던가요. 어지러운 시절 나라를 잃어버린 백성들을 위해 팔방으로 뛰어다닌 된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대한민국에 전장군 같은 지도자감이 없다는게 원통하다는 느낌, 저만 그런가요?

다시 한번 전하라. 조선 정부가 잃은 백성의 신뢰를 우리가 가져와야 한다. 우리 군대는 조선을 돕는 자들이지 침략군이 아니다. 모든 군사가 그렇게 믿어야 한다. 군율을 엄히 세우고 선무활동에 최선을 다하도록.

p274

올해는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지 121주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세계 3대 혁명(프랑스의 시민혁명, 영국의 명예혁명, 미국의 독립혁명)은 기억하면서 동학농민혁명에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 안타깝군요. 세계 3대 혁명이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큰 사건으로 각인되며  수많은 민중들의 피와 땀이 높게 평가 받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무척 씁쓸하고 초라합니다. 《나라 없는 나라》를 계기로 주목받지 못한 전봉준, 동학농민혁명이 수면 위로 떠올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동학농민혁명은 개항 이후 꾸준하게 진행된 일본의 경제적 침투로 살기 어려워진 농민들이 탐관오리의 횡포와 부패한 관리들에게 대항 했던  반봉건. 반외세를 표방한 국사상 최초의 민족운동입니다. 최제우에 의해 창시되었으며 천도교의 근간교리이기도 하고,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인본주의를 표방하는 신분제 사회에 획기적인 사건이었죠. 일제의 역사 왜국이 판을 치고 있는 가운데, 문화와 소비를 하면 할 수록 일본 경제에 보탬을 주고 있는 가운데, 새역사교과서가 나라없는 교과서로 흘러가고 있는가운데, 역사적 사건 들춰 봄으로써 온고지신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역사는 무한히 반복되며 우매한 인간은 같은 실수를 계속 해서 저질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서민들의 삶은 갑(권력)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죠. 《나라 없는 나라》는 지금의 대한민국의 민낯을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은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