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
하퍼 리 지음, 공진호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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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과 용기, 차별에 맞서는 이야기였던 《앵무새 죽이기》이후 하퍼 리의 55년 만의 신작에 대한 열기가 전 세계적으로 뜨겁네요. 전작 《앵무새 죽이기》는 전 세계인의 또한 자라나는 시기에 필독서로도 유명하죠. 그만큼 큰 감동과 함께 어른으로 성장하는 관문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퍼 리의 긴 공백 후 찾아온 꿀 같은 신작이자 마지막 작품이 되리라는 기대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파수꾼. 은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인 어린 소녀가 성인이 되면서 시작합니다.



《앵무새 죽이기》와 《파수꾼》은 성장 소설의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어른들이 읽는 성장 소설이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자전적인 소설이기도 하고요. 실제로 하퍼 리는 변호사 아버지 밑에서 자랐으니까요. 시대가 1930년대, 1950년대 20년대 중엽의 미국에서 일어나는 흑인 인종차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 인권유린에 관한 강한 메시지와 성찰을 동반하는 소설이죠. 나라와 시대를 떠나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종류를 무관하고 일어나고 있는 차별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앵무새 죽이기》에서 피부색에 관계없이 변호를 맡은 아버지의 다른 모습을 본 딸이 느끼는 감정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신념이란 어떤 존재이고, 이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도 힘든 일인지 서서히 깨닫게 됩니다.



눈이 멀었거나, 그게 내 모습이다. 나는 눈을 뜬 적이 없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려 한 적이 없다. 얼굴만 살짝 봤을 뿐이다. 완전히 눈이 멀었다, 돌처럼……. 스톤 목사. 스톤 목사는 어제 예배에 파수꾼을 세웠다. 그는 내게 파수꾼을 세워 주었어야 했다. 손을 잡아 이끌어 주고, 매 정시마다 보이는 것을 공표해 주는 파수꾼이 나는 필요하다. 이 사람이 이렇게 말하지만 실제로는 저것을 의미한다고, 가운데 줄을 긋고 한쪽에는 이런 정의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저런 정의가 있다고, 그 차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해 줄 파수꾼이 나는 필요하다. 나가서 그들에게 그 모든 스물여섯 해는 누가 장난을 치기에는, 그게 얼마나 재미있든 너무 긴 시간이라고 공표해 줄 파수꾼이 나는 필요하다.

p254-255 


이 책이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다름과 틀림'에 대해 논해보고, 그 해답을 구해보자는 움직임 때문일 겁니다. 우리가 누구와 차별을 말할 때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거든요. 틀림은 옳고 그름의 문제이며. 누가 누구를 옳다느니 그르다니라고 규정지을 수 있는 권한은 없습니다.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호보완적으로 해결해 나갈 때 생각나는 책이기도 해요. 왜 고전으로 추앙받으며, 20세기의 이야기에 21세기의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확인해 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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