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
이반 레필라 지음, 정창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우물 속에 사는 두 아이 이들은 형제입니다. 깊고 깊은 곳에서 이 둘은 빠져나올 수 없는 심연의 고통과 상처를 경험하죠. 잔뿌리나 벌레를 먹고살면서 하루하루를 연명합니다. 동생은 배가 고프다며 형에게 칭얼대고, 사실을 외면하는 형은 동문서답으로 화답하죠. 점점 지쳐가는 두 아이. 그중 형은 어머니가 버렸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복수를 꿈꿉니다.


140P정도의 짧은 동화집인 《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는 그로테스크하고, 음침하며, 우울한 분위기가 백미인 어른들을 위한 잔혹 동화입니다. 마치 팀 버튼의 영화나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들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희망은 없으며, 하루하루 버티다가 죽어버리는 잿빛 미래만이 그려질 뿐이어서 더욱 가슴이 아프기도 했고요.  헤어나올 수 없는 미로 속에 갇혀 허우적되는 모든 현대인의 자화상인 것도 같아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굉장한 은유, 수사법, 시적 허용들이 난무하는 책이기도 해요. 자식을 버린 어머니는 국민을 등진 무책임한 국가를 버림받아 굶주리고, 아픈 아이들은 국민들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제목에서 비롯된 '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훈족의 왕인 아틸라의 말을 훔친 아이는 바로 새로운 그 무엇으로 대변되기도 합니다. 무능력하고, 낡은 체제는 가고 새로운 것이 지배하길 원하는 염원을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한 여름밤에 읽기에 더할 나위 없는 책이에요. 적당한 판타지, 신비로움, 그로테스크, 기괴함, 우울함은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에 안성맞춤이죠.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당신! 오늘 밤 당신의 등줄기를 서늘하게 해줄 잔혹동화 한편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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