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아이 고 -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콜린 오클리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죽음 앞에서 사람은 얼마나 솔직할 수 있을까요. 오늘 하루도 아등바등 살려고 치열하게 출근했던 나를 돌아보며, 당장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을 사람은 아마 없겠죠. 인간은 늘 죽음과 멀리 떨어지길 원했고, 죽음 앞에 초연한 사람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비포 아이 고》 속 데이지를 보면서 사랑의 숭고함을 생각해 봤습니다.

스물세 살에 찾아온 유방암, 완치된 줄 알았던 암은 데이지를 잠식해 결국 길어야 6개월이라는 정망의 숫자만을 남겼죠. 데이지는 사랑하는 남편이 남겨질 세상을 걱정하며, 나 없이도 행복해지길 원했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로 데이지 같은 상황이 찾아온다면 평생 나를 그리워하며 혼자 살아주길 희망하는 게 평범한 상황 일 텐데요. 사랑이란 이처럼 무모하기도 미련하기도 그래서 사랑이라는 진리를 다시 되새기게 되었답니다. 역시 '사랑'은 그 무엇보다도 가치있고, 어떤 것도 아우르는 진리하는 점!

"잭의 아내를 찾고 있어."

케일리는 눈도 깜박이지 않고 나를 쳐다보고, 나는 케일리가 제대로 들었는지 궁금하다.

다시 말해줘야 하는 걸까. 대신, 준비도 제대로 못한 설명을 시작한다.

"나중에.......내가........"

내겐 그처럼 당연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말이 꼬인다. 이렇게 정리한다.

"잭이 잘 지내게 해주고 싶어."

P205

​데이지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잭이 홀로 살아가길 원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결심했죠. 흔히들 죽음을 앞두고 투병 생활을 하는 환자들은 남아 있는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려고 합니다. 떠나면 다시는 돌이길 수 없는 숨소리, 웃음, 따스한 숨결을 문신이라도 하듯 곁에 있고 싶어 하죠. 하지만 데이지는 자기가 떠난 후 혼자 살게 된 남편이 걱정되어, 이 책의 부제처럼 '내 남편의 아내'를 찾습니다. '나 없이 밥은 잘 챙겨 먹을까? 빨래를 못해서 냄새나는 옷을 계속 입고 다니지는 않을까? 혼자 잠자리에 드는 기분은 내가 잘 아는데..' 등등 내가 만약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면 이란 가정으로 감정이입에 여념이 없던 찰나, 과연 나라면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구심으로 무르익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어요.



몇 해 전 보았던 《미 비포 유》도 생각났습니다. 두 소설 다 죽음을 무섭고 두려운 것이 아닌, 사랑이라는 마약으로 남은 시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는 명제를 알려주고 있는 로맨틱한 소설이죠.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가슴 절절함에 눈물샘이 마르지 않을 것 같아요. '무더운 한 여름, 이 세상에서 가장 두러운 건 옆 사람의 체온'이란 말이 생각났어요. 그만큼 사람의 체온마저 짜증을 유발하는 동기가 되는 때에 찾아와 준 낯설고도 신비로운 소설입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내 옆에 그 사람의 존재를 생각하며,  오늘 하루 '사랑한다'라는 말을 꺼내보는 시간을 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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