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실천하는 인문학 - 꽉 막힌 세상, 문사철에서 길을 찾다
최효찬 지음 / 와이즈베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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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뒤 인상 깊은 내용을 기록하는 '초서'는 다상 정약용과 퇴계 이황이 즐겨 했던 독서 습관입니다. 현재 책을 읽고 간단한 서평을 끄적이는 걸로 봐서 초서를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형식은 다르겠지만 읽은 책의 느낌이나 감동받았던 부분, 인용구를 옮겨 적는 행위는 책의 여운을 오래도록 간직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입니다. 요즘 모두가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좋은 필력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럴 때 초서를 꺼내보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인용하기도 좋고(출처를 밝힌 후), 필사를 통해 필력도 향상되고(물론 필사했던 기억을 잊어버리면 안 되겠지만), 언제 읽었던 책인지 기억하기도 쉽고요.



책 소개에 앞서 '초서'이야기를 꺼내는가 하면, 최효찬 저자에게 있어 인생의 터닝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초서하는 습관'이란 글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실천하는 인문학》은 저자의 초서의 내용들을 보완하여 세상에 내놓은 책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싶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이르는 (중국 고서, 고전 소설, 외국 소설, 현자의 말, 명언 등) 인문학적 고찰. 총 다섯 가지 부분으로 나눠 소개하고 있습니다.


01. 새로움을 상상하다

02. 마음가짐을 얻다

03. 관계를 배우다

04. 공부법을 정리하다

05. 인생을 깨닫다

 

주옥같은 내용이 많지만 그중 '2장 마음가짐을 얻다'편에서 보여주는 인성 부분이 인상 깊네요. 예나 지금이나 '사람'을 잘 들여서 흥망성쇠가 결정되는 일이 많아요. '최고의 보험은 다름 아닌 사람'이란 말에 공감합니다. 책 속에는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과 우복 정경세의 사위 동춘 송준길의 일화를 거론하며 이해를 돕습니다. 전자는 사위를 잘 못 들여서, 후자는 당시 치열했던 당파 싸움에 정 반대의 사람을 골라 동서화합을 이룹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재미있고, 이해도 쏙쏙 되었어요.



요즘처럼 스펙과 자소서를 통해 취직이 결정되고, 결혼정보업체의 주선에 따라 결혼을 하게 되는 일에서 사람의 됨됨이를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종종 뉴스로 보도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죠. 최고 스팩의 지원자라고 인성까지 최고는 아니라는 것! 또 조건만 보고, 겪어보지 않고서 섣불리 결혼했다 이혼에 이르게 되는 경우!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어 실수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문학에 길이 있고 답이 있습니다. 사실, 인류가 살아온 수많은 세월을 이 책 한 권에 다 집에 넣을 수는 없었겠죠. 인문학은 어렵고, 답답해서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학문이란 고정관념으로 많이 기피하는 경향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하루에 한 단락씩 읽어내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속도가 붙게 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일을 겪게 됩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읽다가는 지쳐 버리는 게 바로 인문학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원하는 부분부터 재미있게 읽고, 곱씹어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면 되지요.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책 읽는 소리가 들리는 하루입니다. 기초가 튼튼하다면 어떤 일이라도 흔들림이 없죠. 좋은 책 읽고, 지혜로운 사고를 키우기에 좋은 날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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