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부터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 43일간의 묵언으로 얻은 단순한 삶
편석환 지음 / 가디언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하루 당신은 누굴 만나고, 어떤 말을 했나요? 인간은 '호모나랜스(Homo-narrans)' 즉, 이야기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구전동화, 설화, 성경 등은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인간을 통해 이곳에서 저곳으로, 세월을 흘러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전해지고 있잖아요.  또한 '켄터베리 효과'는 누군가 말을 하면 이어 다른 사람이 의견을 말하고 싶어 하는 현상이래요. 이처럼 말하기 좋아하는 습성을 가진 탓에 현재의 인류가 있다는 생각을 하니, 신기했답니다.

​《나는 오늘부터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라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이 책은 스피치커뮤니케이션을 강의하는 편석환 교수의 43일간의 묵언으로 이루어졌어요. 하루라도 말을 하지 않는 삶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데, 무려 43일간이나 말을 하지 않고 지냈다니. 대체 어떤 속 사정이 있었나 해서 들여다봤습니다.

 

 

 

 

말을 해서 먹고사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저자는 어느 날 목을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습니다. 말을 아끼고, 강의를 하다가 방학이 되어 본격적으로 묵언 수행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며칠은 답답하고, 불편함이 동반하는 어려운 일이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니,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더 많아져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되더래요. 우연히 하게 된 묵언으로 단순하게 사는 삶을 깨닫게 되는 우연을 맞이했어요.

사실, 스마트한 세상이 되면서 우리는 더 말을 안 하게 되죠. 하물며 같은 집에 살고 있는 가족끼리도 자기방에서 SNS로 대화를 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씁쓸하면서도 안타까운 일이죠. 점차 각박해지는 세상, 삭막해지고, 빠르게 변화는 세상에서 좀처럼 나를 돌아볼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인간은 아마도 너무 많은 말을 하려고 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언어를 갖게 된건 아닐까요?


 

대화는 혼자 하는 게 아니고, 남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말 깊게 공감합니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게 바로 대화죠. 우리 사회는 소통이 단절된 관계가 많지요. 때로는 말을 하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있어요. 저자는 묵언을 했더니 오히려 잔소리와 싸움이 줄어들어 가족관계도 원만해졌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역시, 사랑하는 사이는 언어적인 것보다 비언어적인 것들이 효력을 발생하는 사이라는 걸 알았네요.


묵언을 하다 보면, 약속도 줄어들고, 의사소통이 어려우니 바깥 생활이 어려워지겠죠. 자연스럽게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그럴때 책 뒤편의 '묵언 노트'에 생각들을 정리해 보면 좋겠어요. 지금 당장 생각나는 사람, 안부를 오랫동안 전하지 못한 그 누구에게, 혹은 오늘 해야 할일, 한 일들을 적어보면 어떨까요?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는 이제 그만! 누구에게나 24시간의 하루는 똑같아요. 바빠서 시간이 없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속에서도 자신에게 투자할 단 몇 분은 남겨두세요. 말을 숙성시켜 더 맛깔나고, 진심을 담은 말을 하기 위해 잠시 입을 닫아보는 일. 쉽지 않지만 꼭 해볼 가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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