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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 김용택의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 ㅣ 감성치유 라이팅북
김용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요즘처럼 어수선한 분위기로 시끄러운 이때 조용히 숨어 있는 감성을 키워주고, 나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절실합니다. 무언가에 집중하면서 눈을 감고 생각을 해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 명상을 하거나 조용히 책을 읽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좋은 시를 음미해보고 직접 따라 써보는 과정들이 감성 치유에 꽤 도움이 됩니다. 이제 컬러링 북과 함께 시를 필사하는 책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섬진강 시인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김용택 시인. 세속의 욕심보다는 가난하고, 남들이 그 가치를 잘 알아주지 않는 것에게 관심을 가지고 자연을 사랑하는 시인으로도 유명한데요.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시인이 직접 읽고 써보며 '독자들도 꼭 한번 따라 써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엄선한 101편의 시'와 독자들이 뽑은 '써보고 싶은 김용택 선생님의 시 10편', 총 111편의 시가 실려진 라이팅 북입니다.
조국의 광복을 '내가 바라는 손님'으로 표현한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를 읽고 써봅니다. 올해 광복 70주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다시 한번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기억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대표적인 저항시인이었던 이육사는 시라
는 문학을 통해 일본에 맞서고 광복을 염원했죠. 식민지 하의 억압된 현실은 시인이 꿈꾸는 현실과는 대립되고 있어서 이를 이겨내고자 하는 극복 의지를 필사를 통해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알게 된 천양희 시인의 시도 실려 있네요. '너에게 쓴다'라는 제목으로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이 담겨 있어요. 읽고 나면 그리워하는 대상에 대한 마음이 담뿍 담겨 있는 듯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습니다. 단어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느낌을 한자 한자 먹어내려가다 보면 시를 쓴 사람의 마음을 같이 공유할 수 있답니다.
김용택 시인의 시도 뒤편에 10편 정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이름만 들어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이란 단어에 감탄하게 되네요. 왼쪽에는 시의 원문이 오른쪽에는 텅 빈 페이지를의 속지가 아름다운 시를 채울 수 있게 되어 있어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필기도구에 따라 마음대로 써볼 수 있기에 나만의 DIY 라이팅 북이 탄생하기도 한답니다.
'시는 읽고 곱씹어야 제맛'이라는 말이 있듯이 읽으면 읽을수록 단내가 나고, 또 다른 느낌이 드는 참 신기한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국어 교과 과정에서 보았던 시인들도 눈에 보이고, 외국의 유명한 시인들의 시도 등장합니다.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엄선된 시가 가득하죠.
장르를 떠나서 필사를 해보는 일은 문장력을 키우고, 집중력도 키울 수 있어서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에도 수백 번씩 바뀌는 마음, 나조차 내 마음을 알 수 없는 때 라이팅 북으로 다사다난한 내 마음을 붙들어 두는 건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