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꿈결 클래식 5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민수 옮김, 남동훈 그림 / 꿈결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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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은 어느 날 갑자기 벌레로 변해 버린 한 남자의 인생의 기록입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아들이자, 오빠인 '그레고르'는 변해버린 자신의 처지에 놀라고, 포기하며, 결국 낙담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변신》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주인공 '그레고르'의 심리 변화와 가족들의 반응이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한순간에 집안의 듬직한 가장에서 집안의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주인공의 비참한 생애를 카프카 특유의 간결하고, 냉소적인 문체로 담아냅니다. 특히, 가장 아꼈던 여동생 '그레타'의 변해 버린 태도가 가장 섬뜩하게 다가왔답니다. 처음에는 오빠를 두둔하고 위하고, 챙기는 살뜰한 여동생에서 나중에는 가장 오빠를 귀찮아하고 없어져야 할 존재로 인식하는 캐릭터라서 일 거예요.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침대 위에서 흉측한 벌레로 변한 것을 알아차렸다"

 

 

 

 

우리가 흔히 '벌레 같은','벌레만도 못한' 이런 말을 할 때 부정적인 표현이 들어가 있죠. 바로 변해버린 벌레의 모습에 모두들 경악하고, 피하게 됩니다. 자신 또한 자기 모습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현재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여동생이 가져다주는 음식을 받아먹고, 하루 종일 생각하며, 벽을 기어 다니는 것 뿐입니다. 나중에는 가족들에게 멸시와 천대를 받으며 다치기도 하고, 자신의 방도 없어지게 되며, 갇히게 되죠.




마흔한 살이라는 나이에 폐결핵 진단을 받고 일찍 생을 마감한 카프카는 짧은 삶 동안 실존주의적이고 불안한 현대인의 초상을 대변한 소설들을 남겼습니다. 카프카의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는 《변신》은 당시 카프카의 고뇌에 차있는 삶과도 무척 유사합니다. 여러 차례 약혼자 혹은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에도 생계에 대한 힘듦과 막연함, 불안감을 많이 피력했고, 작품에도 반영되었습니다. 생계형 작가인  카프카의 거의 모든 작품은 '노동자 상해 및 산업재해 보험회사'에 근무하던 시절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글을 쓰는 하얀 밤을 수없이 맞으며,  젊은 나이에 세상을 마감한 카프카. 자신의 작품을 모두 불태워 버리라는 유언에도 불구하고 출판에 힘을 쏟았던 친구가 있었기에 우리는 카프카의 문학을 만나 볼 수 있는 영광을 갖게 되었습니다.


 

《변신》은 참 다양하게 해석(철학적, 종교적, 문학적 등등) 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고 겉도는 삶을 살았던 카프카 자신을 대변하기도 한 소설 《변신》은 꼭 읽어보아야 할 고전이기도 해요. 청소년들이 읽기 좋게 일러스트가 첨부되고, 해제가 붙어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몇 년 전에 읽었던 기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으며, 곱씹으면 곱씹을 수 록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몇 안되는 책이란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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