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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딴따라다 - 송해평전
오민석 지음 / 스튜디오본프리 / 2015년 4월
평점 :

포털 검색어 순위에 송해 선생님이 오르락내리락 거리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클릭합니다. 아마 전 국민이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싶어요. 아흔이 다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현업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 송해 선생님의 아흐레 인생을 돌아보는 평전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요즘, 그 말을 몸 소 보여주고 있는 어른 중의 어른! 주름의 깊이만큼이나 굴곡진 인생노래 들어보실 준비 되셨나요?
평전은 자서전과는 다르게 제3자의 눈으로 들여다본 인물이라는 점이라 좀 더 객관적으로 다뤄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는게 장점입니다만. 어찌 저자에게 무한한(?) 존경심이 느껴지는 필체가 심상치 않다 싶었습니다. 어느 국민이 선생에게 사심이 없을까요? 자칫 평전이라는 형식에 벗어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옆집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송해 선생님의 소탈한 삶과 어울렸기에 위화감이 없이 재밋게 읽어내려 갔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꿈을 물으면 서슴없이 연예인이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지만, 딴따라라는 직업, 즉
연예인은 선생님 시절에는 각광받지 못하는 직업이었지요. 따라지니 거지니, 딴따라니 해가며 천대 받았던 지난날을 되돌아도며, 결코 버릴 수
없었던 의지가 모여 지금의 선생님을 만들었습니다. 연예계에서 겪어야 했던 설움과 괄시, 아픔, 힘들었던
세월이 책 표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띠지를 벗기기 전에는 회한이 담겨 있는 아흐레 인생의 슬픔이 보이고, 띠지를 벗기면 환하고
귀여운(죄송합니다;;) 선생님의 웃는 낯이 반겨 줍니다. 마치 찰리채플린이 한 말처럼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란
말을 대변해 주는 것 도 같았어요.
선생님은 1927년 생으로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합니다. 일제 치하에 태어나 노골적인 민족말살 통치 시절에 유년기를 보내며 한국전쟁을 거쳐 남북 분단의
아픔까지. 부모님과 형제들과 이산가족이 되기도 하고, 사랑하는 아들을 잃기도 하지만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투철한 직업 정신입니다.
굴곡진 삶은 한국 방송의 역사와도 일맥상통하고 있죠. 선생임은 그냥 살아있는 화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