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꿈결 클래식 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이병진 옮김, 남동훈 그림 / 꿈결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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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근대 사소설의 아버지인 나쓰메 소셰키를 처음 만난 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입니다. 그 후로 《마음》으로 옮겨왔고, 지금 가장 대중적이라는 《도련님》까지 읽게 되었네요. 기회와 시간만 허락한다면 쏘셰키의 책들을 차츰 차츰 읽어나갈 계획입니다. 고전을 읽는 다는 것은 현대문학과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이 있으니까요.


소설  《도련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00년 전 일본의 배경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서구화와 부국강병에 힘을 쏟았고,  그 결과로 러일 전쟁에서 승리해 굉장히 분의 시기였습니다.《도련님》에서도  전환점이 되는 중학교와 사범학교의 싸움도 결국은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등장하는 기폭제이기도 하고요.

특히, 실제로 중학교의 교편을 잡았을 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쓰였고, 등장인물 또한 현존하는 선생님들 캐릭터화 했다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양친이 모두 돌아가시고, 사이가 좋지 않은 형과 떨어져 지내며 갑자기 자립해야하는 '나'는 어떻게든 살겠지하며 하루를 살아갑니다. 모두들 나는 싫어하지만, 유독 '기요'(가정부)는 사랑으로 보살펴 주는 존재여서 빨리 돈을 벌어 같이 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교장추천으로 시골 중학교에 수학교사로 부임하는 근 한달간의 이야기를 담은《도련님》은 그 곳에서 인간 군상들과 마주합니다.


1년 내내 빨간 셔츠만 입고 다니는 음흉한 교감 '빨간 셔츠', 나와는 맞지 않지만 정의감이 강한 성격으로 나중에 친해지게 되는 '아프리카 바늘 두더지', 교감에게 찰삭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르는 '아첨꾼' 미술교사, 사람이 좋지만 소극적인 성격에 여자도 뺏겨버린 불쌍한 '끝물 호박', 무사안일주의의 우유부단인 교장 '너구리', 끝물 호박의 약혼자였지만 지금은 빨간 셔츠와 교제 중인 미녀 '마돈나' 등 한다리 건너 모든 소식이 돌고 는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주를 이룹니다.

《도련님》이 본 뿐만이 아닌,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100년전에 지어진 책이 널리 읽히는 건 그 속에 숨어 있는 위트와 풍자, 해학이 21세기에도 통한다는 이야기겠죠. 철부지 도련님이 투덜투덜 거리면서도 처음 발 디딘 사회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깨지고 위로하면서 세상살이를 조금씩 알아간다는 내용의 소설 《도련님》은 소셰키 자신을 반영한 자전적 청춘소설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만큼 소셰키의 신경질적인 성격과 염세적인 세계관이 도련님의 눈으로 그려지고 있는 듯 했다고나 할까요. 오늘 우중충하게 흐린 하늘과도 잘 어울리는 소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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