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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델핀 쿨랭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하루에도 수백가지 불평불만을 늘어 놓고, 우울과 조울의 다리를 왔다갔다하는 저
는 소설 속 '삼바 '에게 특별함을 느꼈습니다. 만난적도 없는 허구의 캐릭터에게 무한한 포근함을 느끼는 경험은 참 오랜만인데요. 남들이 꺼리는 아르바이트란 아르바이트는 다 해보며 멸시와 차별을 받으면서도 특유의 미소와 긍정적인 마음이 저에게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전해 주었기 때문일꺼에요.
책을 읽는 도중에 영화를 관람 해서 인지 많은 부분이 디테일하게 소개 되지 못한 게 아쉬웠어요. 예를 들면 삼바가 억류 되어 있는 곳에서 맛이 없어서 못 먹겠다며 수저를 내려 놓는 장면에서, 상황이 녹록지 못해 입맛이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원작 속에서는 좀 더 디테일한 이유를 추측 할 수 있었어요.
타지에서 유일한 피붙이인 삼촌(라무나)은 극 중 요리사로 나오는데요. 이미 프랑스에서 장기 쳬류 중인 삼촌의 귀족적인 식사습관으로 삼바는 아무거나 먹고 싶지 않았던 겁니다. 영화의 특성상 텍스트를 이미지로 옮기는 과정에서 달라지는 작업을 감수 해야 하지만, 원작 도서를 먼저 읽고 영화를 보았다면 등장인물의 대사나 행동이 훨씬 이해하기 쉬웠을꺼란 아쉬움이 있었던 영화였어요.
대학에 합격했지만, 연이은 아버지의 죽음과 가족들을 책임여야 하 삼바는 돈을 벌기 위해 자유과 관용의 나라 프랑스로 오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프랑스'는 표면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그 이면은 무섭도록 냉담 했어요. 불법이민자, 이주민자에 대한 자국민들의 멸시와 차별은 삼바에게는 가혹 했죠. 인권이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지 의심스러운 상황들이 계속해서 펼쳐집니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삼바라면 어땠을까하는 감정이입으로 분노 게이지 상승 효과가 종종 찾아오기도 했죠.
삼바는 결국 프랑스에서 불법체류자가 되었고 당국의 검문을 필해 이름도 없이, 얼굴도 없이 그림자 처럼 살아가게 됩니다. 무대가 바뀌었을 뿐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년들이 훨훨 날지 못하고, 웅크리고 있어야하는지 씁쓸함이 느껴지네요. 그래서 인지 '삼바'에게 '장그래'가 보이더군요. (외모는 정말 다르지만^^;) '장그래'는 원인터네셔널이라는 회사(사회) 속에 속하고 싶어하고, '삼바'는 프랑스(사회나 국가)의 거주자가 되고 싶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몸서리치게 서럽고 공감이 많이 되었답니다.
버텨라! 그리고 이겨라!
이 말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모든 삼바들에게 오늘도 수고 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삼바들의 진한 땀내는 어떤 것보다도 값지다는 것 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