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사랑《이상보다 높은 향기》공대생의 사랑 방정식

이상보다 높은 향기
김재형 지음 / 지식과감성# / 2014년 8월

​사랑에 관한 이야기에 눈물 쏟지 않겠다고 다짐 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다짐은 여지 없이 무너지고 말았네요. 결말이 이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마지막 챕터를 읽으면서 고이는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인류가 이룬 문명이 날로 발전하고, 고차원적이 되고 있지만 인간은 역시 '사랑'이 필요한가 봅니다. '사랑이 밥 먹여 주냐?!'라는 말이 사실이긴 하지만 (살다보니 그렇기도 하더군요) 아직까지 사랑이  갖는 위대함을 간직하고 싶은 모순적인 동물도 인간이겠죠. 

주인공  '김브든'은 어릴적 부터 축구 신동인  절친 '김민수'와 미래를 꿈꾸며 축구 꿈나무로 커갑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민수의 갑자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브든 역시 축구를 포기하고 맙니다. 인생의 동반자와 같았던 친구를 잃고 방황하던 브든은 평범하게 공부에 몰두 합니다. 그 후 엄마의 권유로 국비장학생으로 일본 유학을 떠나게 되고, 일본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 하게 되죠. 친구를 잃은 상처를 보듬어 주는 사람은 바로 첫 사랑 '허유미'입니다. 같은 학교 방송반이 였던 그녀는 알고보니 브든을 마음에 두고 있었고 둘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쌓습니다. 브든은 일본에서 유미는 미국에서 각각 공부와 서로의 꿈을 다독이 던 사이 둘의 관계가 소원해 지고... 브든은 두번 째 좌절을 맛 봅니다. 일본에서이 유학 후  미국 MIT에 합격하게 되고 그 곳에서 마지막 사랑 '김일라'를 만나게 됩니다. 일라는 통해 브든은 성장하고 일라를 통해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목표를 이룰 수고 있게 되지만 그들의 사랑은 순탄하지만은 않죠.

톡특한 작가의 이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983년생, 한일 공동 이공계 국비장학생 선발, 일본 나고야대학 항공우주공학과 수석 졸업, M.I.T 항공우주공학과 석사 및 박사 졸업 등의 이력에 '작가'라는 타이들까지 추가, 퍽 이색적인 프로필이 완성됩니다. 사실 명쾌한 답을 찾는 과학도가 소설을 쓴다는 것이  어울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500페이지가 가까운 두께의 소설이 술술 읽히는 것은 한국, 일본, 미국, 인도네시아를 오가는 광활한 배경과 함께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들의 절절한 사랑과 인생, 우정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기 때문일 겁니다.  마치,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인 것 같아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책을 통해 이공계의 사랑은  아마도 이렇지 않을까.. 상상을 했습니다.(작가의 말에서 소설처럼 로맨틱하지 않다고 언급하긴 하지만)물론 허구이지만, 인문과학을 전공한 저로서는 이공계 쪽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연애는 어떻게 하는지 대충 짐작 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게다가 영화 <인터스텔라>로 한껏 관심이 생긴 우주 분야를 소설 속에서도 만나 볼 수 있어 반갑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국-일본-미국-인도네시아를 오가는 주인공의 따라 책장을 넘겼더니 마치 여행을 하고 온 듯 피곤함과 여행의 흥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