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김호경 소설, 박수진 각본, 윤제균 각색 / 21세기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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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장'(家長)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우리네 아버지의 굵직한 이야기가 연일 화제 입니다. '남자'라는 이름으로 '가장'이 되는 '아버지'를 대한민국의 격동의 반세기 속에 고스란히 담아 놓은 영화 <국제시장>때문일텐데요.  가족을 위해 평생을 바친 아버지의 치열한 삶을 담은 영화를 소설로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소설 《국제시장》은 주인공 '덕수'의 삶과 함께 울고 웃었던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전쟁, 피난, 죽음, 이별로 인한 수많은 아픔을 낳은 '1950년 한국전쟁과 흥남철수', 이후 피난민들의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은 거리 '국제시장'을 무대로, 실업문제 해소와 외화쵝득을 위해 펼쳐졌던 '1960년 서독 파견 간호사와 광부'와 '1970년대 베트남 파병'을 거쳐 전 국민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던 기적의 순간 '1980년대 이산가족 상봉'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우리 아버지의 삶은 시련과 고난을 겪으면서 더욱 완고해진 대한민국의 역사와 일맥상통하고 있습니다.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총 50여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녹여낸 굵직한 대서사시지만, 세밀하고 담담한 필체로 그 시절을 겪었던 부모님 세대에게는 감동을, 그 이후  살고있는 세대에세는 공감과 이해를 함께 할 수 있는 소설이네요. 특히, 주인공 '덕수'를 연기하고 있는 황정민 배우와  '달구'역의오달수 배우의 이미지가 생생하게 떠오르면서 소설을 읽고 있지만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되네요.

오랜만에 가슴따뜻해 지는 소설 한편을 만났습니다. 그동안 구식이라고 피하려고만 했던 아버지 세대의 마음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당신네들이 왜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쇠심줄과도 같이 질긴 고집이 우리가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는 사실도 말이죠.  영화를 보러갈 분들은 영화를 보기 전에 소설로 먼저 만나보는 것도 좋을것 같아요. 소설 속에서 살아 움직이던 인물들과 상황들을 스크린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상상하는 맛도 빼놓을 수 없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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