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생물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일교차가 제법 벌어지는 맑은 가을날이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노랗고 빨갛던 나뭇잎들이 하나 둘씩 떨어지는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여자라는 생물》​의 표지에도 적혀 있는 공감 문구가 인상적이다. 여자는 초경과 폐경으로 생물학적 소임을 할 자격을 얻기도 하고 빼앗기기도 하는 존재여서 그럴까.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함께 본능적으로 떨구는 잎사귀를 쓸쓸하게 바라보고 있을  지구상의 여러 여자들이여! 괜찮다! 마스다 미리 언니가 있으니까!

 

마스다 미리의 여러 만화와 에세이, 소설집에서 간혹 '센 캐릭터'들이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직접 자기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마스다 미리도 69년생이니 결혼하지 않았어도 '아줌마'로 불릴 중년 여성. 이 책은 그녀가 살면서 겪었을 상황들을 마스다 미리식으로 풀어냈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겪었을 수많은 경험들. 앞으로 어떻게 살고 또 만족하면서 소소하게 사는 행복을 터득하는 법이 가득하다. 꼭 책처럼 따라하라는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맞아~ 나도 그땐 그랬어"라고 키득거리며 맞장구 쳐주면 된다. 늘 마스다 미리는 그런식이니까.

 

'여자의 언어는 외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복잡다산한 여자라는 생물. 나조차 하루에도 수십번 변화하는 내 기분을 컨트롤 하기 힘들 때도 있다. 여자는 항상 연구대상이 되기에 충분한 그런 존재! 또 '나이 먹음'에 대한 마스다 미리의 생각들을 !《어느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보다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만나볼 수 있다. '브레이지어','초경','출산','선캡을 쓰는 여자들','생명'등 여성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이게 할만한 키워드가 가득하다.

 

 

얼마전 마스다 미리의 내한 때 들었던 이야기들도 《여자라는 생물》에 언급되어 있는데, 왠지 작가와 무척 친해진 느낌이랄까. 상대방과 나만 아는 정보를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견 했을 때의 오묘한 즐거움을 만끽하는 느낌도 플러스. 아무튼 나에게는 마스다 미리가 있어 조그음 위안이 되는 그런 존재다. 아끼고 아껴서 읽고 싶은 사심이 가득한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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