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줘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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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 해인이라는 주인공의 이별 장면으로 시작 한다. 꽤 담백한 이별이다. 늘 그렇듯 그자리에 있었던 연인은. 잠깐 바람을 쐐러 나간이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돌아오길 기대하지만 이번만은 다르다고 털어 놓는다. 그리고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아프지만 어쩔 수 없는 감정의 식어감은 절절한 이별보다 더 여운을 안겨주었다.

 

로맨스 소설 치고 처음부터 이별을 들여 놓다니.. 역시 '임경선'다운 신의 한수다. 단편집《어떤 날 그녀들이》를 통해 20,30대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낸 임경선은 이번엔 장편소설로 우리들의 마음 속을 달콤함과 씁쓸함을 동시에 안겨 줄 것이다. 마치 쌉싸름한 다크 초컬릿 같은 소설 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상처 없이 살 수 없다. 하지만 그 상처를 보듬고 극복하는 방법은 온전하게 자신이 몫이다. 주인공 '해인'은 세 친구 '안나, 정인, 혜진'을 통해 한걸음 성숙함을 배워 나간다. '겨울이 추운이유는 옆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란 말처럼 해인은 터득과 상실이라는 이중잣대에서 고민한다.

 

소설 속 인물들과 이야기들은 아마도 작가의 경험이 반영된 듯하다. 책 속에서 살아 숨쉬는 듯 생생한 캐릭터들, 한번쯤 겪어 봤을 치지어린 청춘의 고백들, 아픔과 상처 그리고 아련함이 감도는 연애의 기억들까지.. 충분히 고민한 흔적들이 역력하다. 날씨가 점점 차가워 진다. 감성과 이성이 혼돈하는 계절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갈증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당신, 임경선의 말랑말랑한 사랑 방정식을 차근차근 풀어보는 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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