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꽃 - 서양이 바라본 동양 여자
우미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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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꽃. 미국의 극작가 에드워드 올비는 그의 희곡《동물원 이야기》에서 한 곳에 박힌 채 자신만의 세계를 고수하며 타인의 삶에 관심조차 두지 않는 인간을 '식물'에 비유한다. 서양이 바라본 동양 여자는 '노란꽃'이다. 수백 년 동안 제자리에 못 박혀 움직이지 못하고 수동적인 이미지를 부여받은 존재. 서양인들의 동양문화에 대한 이국적 환상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개별성은 삭제되고, 꺾이고 또 꺾여 서양인의 책갈비 쏙에 끼워진 문화적 상징물. 왜곡된 편견과 인종의 무게에서 벗어나 개별성을 회복하는 일, 그 시작이 바로 이책이다.

《노란꽃》中

 

이 책은 서양인의 우월적인 기준에서 바라보는 동양인의 모습을 대중문화 속에서 찾고 있다.  아시아 열풍을 넘어 한류 열풍으로 번지고 있는 21세기에 '대중문화'라는 보기 좋은 허울 속에 감춰진 동양인에 대한 저급성, 편견이 아직도 도사리고 있음을 전해주고 있다. 동양인은 서양인들에게 어떤 존재로 각인되어 있을까? 특히 '여성'이라는 한정된 존재가 가지는 은밀함과 성적 판타지는 생각보다 오랜 세월, 그들의 정서에 뿌리 깊게 박혀있다는 사실이다.

 

 

한류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우리나라의 아담하고 귀여운 아이돌 가수들이 인기있는 현상을 한예로 들어보자.

서양에는 없는, 아시아에만 존재하는 성적 판타지가 있는데 바로 '스쿨 걸 판타지'다. 교복을 입은 여학생의 이미지 속에 공존하는 순수함과 섹시함의 위험스런 경계를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삼는 환상이다. 서양이라고 해서 우리나라 보다 훨씬 개방된 성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린 아이나 미성년에에 대한 성문화에 대한 처벌은 매우 엄격하다고 한다. 금기시 하는 것에 대한 욕망과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대상이 바로 '한국의 아이돌'인 것이다. 또한 외국인들은 한국 연예기획사들이 이렇게 특정 이미지에 기댄 어리고 젊은 연예인들을 양산해내는 기술과 아이디어에 대해 놀라움을 표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 전략이 오래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기도 하다. 어리고 귀여운 이미지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영원할 수 없는 이미지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또 양산된다.

 

​20세기 내내 있던 편견이 21세기까지 이어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유교적인 사상으로 순종적이며 인내하는 여성상, 이색적인 여인은 서양이 만들어 낸 동양여성에 대한 '소비문화'였다. 백인남성 앵커와의 옆자리엔 언제나 동양여성이 함께 했는데, 이는  지성과 미모의 모범적인 소수민적 이미지에 열광하는는 또다른 차별과 판타지이다. 동양여성을 두려움의 대상이나 기이한 눈요기거리로도 이용되었는데,  치명적인 매력의 '팜므파탈'의 전형인 '클레오 파트라'나 '드레건 레이디'도 오래도록 서양인이 갖고 있는 이미지의 다른범주하고 하겠다.


​《노란꽃》을 통해 소수자인 여성, 특히 아시아의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 개선되었으면 좋뎄다 .   특히 아시아인 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그대로 차용, 재생산되고 있는  이미지들을 뿌리 뽑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 속에서 생동감 있게 살아 숨쉬는 아시아의 여성 캐릭터들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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