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드리언 몰의 비밀일기 1 - 13과 3/4살
수 타운센드 지음, 김한결 옮김 / 놀(다산북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만사에 의문투성이, 허세만 가득! 에이드리언을 한마디로 정의 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투덜이 소년이  사랑스러운 이유는 무엇일까. 사춘기 시절 라디오를 들으며 감수성 충만한 새벽녘에 끄적거렸을 (다음날 보면 꽤나 오글거리는)일기장을 훔쳐보는 이 묘한 재미가 있는 성장소설이다.  《에이드리언 몰의 비밀일기》는 영국의 작가 '수 다운센드'의 소설로 '에이드리언'이라는 사춘기 소년을 화자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거대한 판을 짠다. 총 4권으로 이루어진 책은 소년이 쓰는 비밀일기 형식을 빌려 우리모두가 겪었을 사춘기의 방황과 갈등을 재미있게 풀어내 주고 있다. 그리고  당시 영국의 사회상을 솔직하게 토해내고 있다. 나라와 시대가 다른 소설에서 묘한 공감을 느낀다는 것은 어쩌면 현재의 한국 사회와 닮아있있기 때문이라는 씁쓸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소설이다.  

 

특히 세계적인 작가 ' 조앤 롤링'은 "이 책은 내게 너무도 많은 웃음을 선사했다"며 이 책의 작가 '수 타운센드'가 세상을 떠났을때 진심어린 추모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작가 소개에도 나오지만 '수 타운센드'의 삶은 즐겁지 않았다. 노동자의 장녀로 태어나 학교수업을 받지 못하고 어린나이에 일터로 나와 돈을 벌어야 했다. 열여덟 살에 결혼에 이르지만 세 아이를 둔 가난한 이혼녀가 되었고 극심한 가난을 고스란히 아이들과 감내해야만 했다. '에이드리언'이라는 소년을 화자로 삼고 있지만 결국, 작가 자신의 페르소나로서 그녀가 겪었을 슬픔과 좌절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캐릭터가 바로 '에이드리언'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관계도와 1편 《에이드리언 몰의 비밀일기-13과 3/4살》 13살의 소년 에이드리언의 고민과 주변 인물들과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웃집 아저씨와 사랑에 빠져 이혼을 요구하는 엄마, 그걸 다 지켜봐야 하는 아빠, 자신을 괴롭히는 힘센 친구, 첫사랑, 여드름, 성(性)에 대한 호기심, 이웃집의 독거노인 등 주인공 '에이드리언'의 주변인물들은 복잡한 에이드리언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고전들 (종의 기원, 전쟁과 평화, 제 2의 성, 동물농장, 오만과 편견 등등)은 깨알 같은 재미와 정보를 선사한다.

 

세계적인 판매고를 올린 책은 우리나라에도 1985년 《비밀일기》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아이들이 읽는 가벼운 소설로만 알려졌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2편까지만 출판 된 상태. 이번에 총 4권을 처음으로 완역되었다고 하니, 이번 기회에 4편을 다 접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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