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남편의 그리움이 묻어나는, 작가 '줄리언 반스'의 에세이다. 책에서 줄리언 반스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개인적인 자아를 아낌 없이 세상에 드러내보이는데, 전작들을  읽어보지 못한 독자라면 쉽게 읽히지 않는 그만의 문체에 적응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지도 모르겠다. 나또한 표지 디자인만 보고서는 '죽음으로 아내를 잃은 한 남자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은 세 가지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줄리언 반스의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를 위해 설명을 해보자면.

 

비상의 죄 (하늘) : 기구광신도인 세 사람의 삶을 다큐형식으로 쫓아감

평지에서  (땅) : 보헤이안이면서도 땅에서의 정​착을 원한 바람둥이 '버나비'와 예속됨을 거부하는 리얼 보헤미안 '사라'의 로맨스.

 

깊이의 상실 (지하) :
'오르페우스'의 신화를 빌려 드디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함.

 

 

 

▲ 작가  '줄리언 반스'의 온 우주였던 아내' 팻 카바나'와 함께 찍은 사진. ​

두 부분 '비상의 죄'와 '평지에서'는' 열기구'​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19세기 열기구를 타고 하늘에서의 삶을 갈망한 실존 인물들  '프레드 버나비'와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 사진가 '나다르'의 이야기를 통해  건조하게 다루고 있다.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기구 이야기'를 책의 1/3이상을 차지하는데.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듯 그려지는 두 파트는 지속되고 픈 자유(사랑)와 추락(실연,상실)이라는 상반된 사실을 기구라는 메타포로 상징하고 있다.

즉, 누군가와 사랑을 시작 했을때 우리는 이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에 빠지게 되지만 결국 실연, 혹은 죽음으로 그 사랑은 추락하고 말기 때문이다.  작가 줄리언 반스의 탁월한 문장력은 초반부 기구 이야기를 할때까지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책장을 덮었을때야 비로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단언컨대, 책을 덮은 후 다시 앞장으로 돌아가 한번 더 읽게 되는 독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껏 하나인 적이 없었던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보라. 그러면 세상은 변한다. 사람들이 그 순간을 미처 깨닫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세상은 달라졌기 때문이다. ​

p 11​

 

 

 

왜 하필 열기구를 등장 시켰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비행기가 발명되기 전 ,인간은 하늘을 날고 싶은 욕망을 열기구로 대체하던 시절. 열기구는 하늘에서 세상을 관조할 수 있고 무엇보다 땅의 구속됨이 없이 자유를 만끽 할 수 있던 존재다. 영화 <업>에서도 어릴적부터 함께 해 온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함께 이루자고 다짐 했던 모험을 수많은 풍선을 매달고 떠나는 주인공 '칼'과 오버랩 되었다. (아내와 모험을 떠나기로 약속 했지만 결국 혼자 떠나게 되는 남편은 가슴이 짠하다)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와 <업>은 모두 상처한 남편이 남겨진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전자는 무겁게, 후자는 유쾌하게 다루고 있다.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시간이 찾아온다.  감정을 가진 동물이라면 극복하기 어려운 '죽음'이라는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고, 남겨진자로써 살아갈 것인지에 관한 정답을 없을 것이다.

쑥쓰럽다는 핑계로 그냥 보낸 아이, 남편, 가족, 친구, 연인 모두에게 ​'사랑의 표현'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을 마지막처럼 다 쓰고 가는 삶이 필요할 때이다. 버스 떠나고 후회해 봐야 소용 없다.

 

참고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작가. 줄리언 반스의 다른 문학에 급관심이 생긴다면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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