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몸으로 춤을 추는 여자였다
쥘리 보니 지음, 박명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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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반자전적인 소설인《​나는 알몸으로 춤을 추는 여자였다》는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순수함과 자유를 갈망한 거리의 댄서 '베아트리스'를 통해 작가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듯 했다 . 

일단 제목이 파격적이다. 소설의 원제는'chamber2'로 '2호병실'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각각 '베아트리스'가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산부인과  병동에서의 부인들과 아이들,가족들의 이야기와  춤을 추며 전국 순례공연을 다녔던 때로 교차되는 방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한다.  제목 이야기를 더 하자면 원제 '2호병실'이라는 제목이 '베아트리스'의 어두운 인생에 초점을 맞췄다면,  우리나라에서는  그녀가 가장 행복 했던 시절,  알몸으로 세상의 모든 희노애락을 표현 했던 댄서로의 삶에 더욱 비중을 두었다고 생각했다.

주인공의 심리와 인생에 많은 부분 공감이 가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교사인 부모님의 밑에서 태어나 어릴적 부터 '메릴린 먼로'를 동경했던 주인공은  마릴린처럼 많은 사랑을 받으며 불행하고 죽고 싶다는게 열여덟살 적 꿈이였다. 기구한 여인의 삶이 평행이론 처럼 맞아떨어지는데. 구속 받는 것을 태생 부터 싫어한 베아트리스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가보르(바이올리니스트)'와 사랑에 빠지면서 본격적인 전국 순회공연을 떠나는 삶을 꾸려나간다. 그 곳에서 공연멤버인 게이커플댄서(피에르와 피에르), 파올로(드러머)와 진한 우정과 가족애를 느끼고, 두 아이를 낳고 한 아이를 잃게되는 과정들이 무척 우울한 감정을 자아낸다(물론 스트립퍼로 춤을 추며 행복했던 일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소설에서의 산부인과는 들어가면 만신창이가 되어 나오는 무서운 동굴의 느낌을 받았는데(임신과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은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다), 아마 '베아트리스'가 느끼는 절망과 공포를 산부인과라는 생명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으로 설정함으로써 더욱 역설적 표현하고자하지 않았나 생각해 보았다.

 

주인공'베아트리스'는 작가의 삶과 무척 닮아 있다. (작가는 소설의 내용은 모두 허구라고 하지만) 열네 살에 무대에 올라 첫 번째 콘서트를 하고,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가수, 작사.작곡가로 10여 년간 유럽 순회공연을 다녔으며, 석 장의 솔로 앨범을 낸 전력이 있는 그녀는 또 그만큼의 시간을 산부인과 간호조무사라는 직업으로 살았다. 또한 첫 소설로 단번에 2013년 '프낙 소설 대상'까지 거머쥐며, 다양한 예술가로서의 행보  또한 눈여겨 볼만하다. 초판 한정으로 줄리보니의 공식앨범 5곡을 담은 CD도 수록되어 있으니, 그 기회도 놓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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