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공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에리카 종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비행공포》를 받았을때 느낌은 이랬다.  겉과 속을 알 수 없는 양파 같은 소설!

 

"비행공포? 비행기 타는게 무서운 여자의 이야기? 비행 사고에 관한 트라우마? 발레이야기 인가??"

 

겉표지 만으로 쉽게 추론되지 않는 소설이다. 표지 전면의  '프로이트상 문학부문 수상'이라는 표시가 눈에 들어왔다. 이미 '페미니즘'에 관한 소설임을 알았지만.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을 유추해 보려고 안감힘을 썼다. 쉽지 않았다. 나는 책 선택에 있어서 '제목과 표지디자인'을 중요한 항목에 두는 독자이기 때문이다. (나 같은 독자 때문이라도 출판사들은 외국 서적의 제목을 고를때 고심하겠지 싶다.)

 

 

에리카 종이 정의 하는 '비행공포'란 비행공포를 떨쳐내기 위해 비행기에서 술에 취하는 것처럼, 비행기 엔진소리가 조금만 달라져도 죽을 것 같은 생각이 여전히 들지만 어느순간부터는 더이상 개의치 않게 되고 심지어는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을 즐기게 된다.

-P336

 

 

작가 자신(에리카 종)이자 소설의 주인공인 이사도라는 솔직하고, 똑똑하며, 특히 성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여자이다. 완벽한 여성해방을 원하는 이상향과 안락한 현실을 지켜줄 '베넷', 그토록 꿈꾸던 성적 환상을 충족해줄꺼라 믿었던 '에이드리언'사이에서 끊임 없이 갈등하며  '자아찾기'에 도달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다.

 

툭 까놓고 이야기 하자면 성적이 표현이 적나라하다. 하지만 오로지 야한것만에만 포커스를 맞춘 독자라면. 황색 신문이다. 포르노 잡지를 추천해 주고 싶다. 그편이 훨씬 낫다. 책이 주는 메세지는 간과 하고, 오로지 '선정적인 성묘사'가 화두로 유명했던 내 사춘기의 책 《상실의 시대》가 오버랩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그 당시에는 자극적인 무언가에만 집착했서 읽었던 반면.  나이가 들어 다시 읽어보면 무릎을 치며 작가의 숨은 의도를 찾아내게 되는 일종의 보물찾기와도 같은 작업이였다. 30대의 내가 읽었던  《비행공포》와 40대, 50대, 60대에 다시 읽어보리라. 그때 마다 다른 경험을 갖을 것이다. 

 

1973년에 첫 출간된 《비행공포》는 그야말로 출판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기에 충분 했다. 표현의 자유와 주체 할 수 없는 성문화 개방 시대에 살고 있는 나도 그녀의 거침 없는 성적묘사와  단어들이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500P가 넘는 두꺼운 불량, 정신과전문의 일상, 수많은 글쟁이들의 이름과 문학의 인용(주석의 압박)등에도 굴하지 않고,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매력은 바로 그녀의 '솔직함'이다. 40여년전 쓰여졌다고는 느낄 수 없는 이사도라의 성에 대한 당당함, 요구, 가치관과 남성편력은 어쩌면 요즘세상에도 여성에게 금기시 되어야할 덕목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런 매력적인 여성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여성이든 남성이든 자신의 성에게 솔직해 지고 싶은 독자에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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